국민의힘 "탄핵 청문회는 위헌·불법, 무법천지, 혹세무민"

추경호 "수사외압 의혹? 근거는 박정훈 느낌과 추측뿐…탄핵음모용"

국민의힘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국민청원 청문회를 두고 "한마디로 무법천지 정쟁몰이 판이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대통령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혹세무민 선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12시간 넘게 진행된 대통령 탄핵 청문회는 결국 지난 6월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의 도돌이표 반복이었다. 새로 나온 사실은 하나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청문회에서 나온 소위 수사외압 근거는 오로지 '외압을 받은 것 같다'는 박정훈 대령의 느낌과 추측밖에 없었다"며 "민주당은 개인의 느낌만으로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외압의혹을 부풀리고 탄핵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또 청문회 진행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측 의원들과 충돌한 일을 두고도 "정 위원장은 우리당 곽규택 의원에게 본인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불편하다며 발언권을 정지시키고, 더 쳐다보면 퇴장시키겠다고 겁박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갑질 위원장의 오만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야당 법사위원들 상당수가 법사위에 있을 자격도 탄핵청문회에 참석할 자격도 없는 피고인 또는 이해충돌 당사자들"이라며 민주당 측 박지원·이성윤·박균택·이건태 위원을 겨냥 "이러한 위원들은 반드시 사·보임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박지원 의원은 서해공무원 피격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 △이성윤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지휘했다는 점 △박균택 의원은 대장동 사건 관련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변호인이었다는 점 △이건태 의원 또한 대장동 사건 관련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이었다는 점 등을 사·보임 촉구 근거로 들었다.

추 원내대표는 "이번 청문회는 피고인들과 이해충돌 당사자들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 대통령을 공격하는 적반하장의 정쟁몰이 뿐"이라며 "위헌·불법 청문회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법사위에서 청문회를 다시 열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의석상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성소수자 부부의 법적 권리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동성 부부 간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관계를 인정한 지난 18일 대법원 판결에 대해 "중요한 판결"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에도 이것이 혼인 자체에 대한 판단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보를 하고 있다"면서도 "(판결 자체의) 그 파급효과가 예의주시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동성 부부 권리인정에 대한 구체적인 가치판단을 내리진 않으면서도 해당 의제의 중요성 자체에 대해선 인정한 셈이다.

다만 황 위원장은 "우리 헌법에는 혼인을 '양성평등을 기초로 하여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선언·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양성은 이성을 뜻하는 것으로 쭉 해석돼오고 있다"며 "(이번 판결에서도) 반대 의견에선 '배우자는 이성 간의 결합을 본질로 하는 혼인을 전제로 하는데 동성 간의 결합에는 혼인 관계의 실질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판단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동성애를 제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 등 관련 제도 정비에 반대해왔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선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TV토론 도중 동성혼을 두고 "가족제도 이전에 인간 질서의 문제"라며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차별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해당 의제와 관련 "우리 당도 이 부분에 대한 숙고가 필요치 않나"라며 "대법원 판결이기 때문에 우리가 존중해야 하는데, 그 진정한 의미와 또 이것에 대한 대비는 사회적으로 잘 갖춰야 하겠다"고 당내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황 위원장은 또 "유능한 인재의 공직 유입과 공직자 사기진작을 위하여 특히 하위공무원 보수인상과 복지향상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며 하급공무원 보수인상 등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최근 5년 미만의 공직자들의 퇴직자 수가 2019년에는 6663명이었는데, 재작년 2022년엔 13321명으로 대증했다"며 "젊은 공무원들이 뜻을 갖고 국가에 봉사할려고 공무원이 되었다가 이렇게 이탈한다는 것은 우리가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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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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