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순방 중 거부권 행사…"해병 순직, 정치적 악용 없어야"

22대 국회 첫 거부권, 재의결 앞두고 국민의힘 '이탈표' 촉각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야당의 법안 처리 강행과 대통령의 거부권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의에서 의결한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첫 일정지인 하와이에서 전자결재 방식으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대통령실은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8번째이며, 법안 수로는 15건째다. 21대 국회 때인 지난 5월 21일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잇따른 거부권 행사로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로 되돌아와 재의결 절차를 밟게 됐다. 재의결에선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범야권이 전원 찬성하고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이탈하면 재의결 요건이 충족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조건부 수용을 주장하고 있어 관건은 여권 내부 역관계 변화 여부로 좁혀졌다. 재의결은 채 상병 순직 2주기인 오는 19일을 전후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료를 정리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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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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