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사건' 가해자 여친 오인 받은 여성, 유튜브 채널주 고소

'헛저격' 위험에도 너도 나도 사적 제재…공익 아닌 수익 때문?

최근 유튜버 <나락 보관소>가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의 근황을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영상 속 관련자들이 채널 운영자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소인 가운데에는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이도 포함돼 있어 '사적 제재'의 역효과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는 7일 경남경찰청이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영상들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5건의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고소인들은 <나락 보관소>가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 중에는 가해자로 지목돼 직장에서 해고된 남성과 가해자의 여자친구라고 잘못 알려진 여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락 보관소>는 최근 가해자들 이름과 얼굴, 직장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신상 공개 영상을 잇달아 올렸다. 이 가운데 가해자 여자친구로 소개된 이는 이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인물임이 드러났다. 이에 유튜버 스스로 "욕하시면 달게 받겠다"며 "(당사자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상은 형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는 데다, '헛저격'으로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손수호 변호사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러 혼란(헛저격)이 앞으로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국가 공권력이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검토를 해서 확인을 한 다음에 하는 일이 아니라 개인이 하는 일이지 않나. 그렇다면 착각도 있을 수 있고 오류도 있을 수 있고 또는 누군가가 이것을 악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래서 누군가에게 해를 주기 위해서 거짓 정보를 일부러 제보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헛저격의 위험이 있음에도 유튜버들이 너도 나도 사적 제재에 나서는 것은 공익이 아닌 '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락 보관소> 운영자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내 직업이 유튜버이니만큼 수익적인 부분들은 당연한 부분", "(제목을) 짧게 적어야 간신히 광고를 달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수익 창출 목적을 숨기지 않고 있다. 유튜버의 수익을 추정하는 웹사이트 '블링'에 따르면, <나락 보관소>의 예상 월 수익은 3295만 원이다.

손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유튜버가 굉장히 순수한 정의감과 분노에 의해서 이런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외에 유명세를 얻기 위해서나 또는 수익사업 목적이거나 아니면 누군가를 지목해서 해를 입히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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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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