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메가시티 서울' vs 민주당 '부울경 메가시티'

[총선 이슈 정리⑥] 양당 부동산·경제 공약은?…정의당 "녹색공공임대주택" 주장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주거비 부담이 높은 한국에서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부동산 공약에 공을 들여왔다. 제22대 총선도 마찬가지다. 지역개발과 관련 국민의힘은 '메가시티 서울', 더불어민주당은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대형 공약을 꺼내 들었다. 국회 세종 완전 이전, GTX(수도권 광역급행열차), 철도·도로 지하화에는 양당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거 관련 공약을 보면, 국민의힘은 공공분양과 대출 지원 강화, 민주당은 기본주택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방점을 뒀다. 다만 시민사회로부터는 양당 부동산·개발공약에 대해 "사업성 없는 공약들을 표를 얻기 위해 남발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대형 지역개발 공약…與 '메가 서울' vs 野 '부울경 메가시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내놓은 대표적 승부수 공약은 지난해 10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꺼내든 '메가시티 서울'이다. 경기 김포, 하남, 부천, 광명, 고양, 구리 등 서울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시킨다는 구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월 3일 김포를 찾아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있을 것"이라며 이 공약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또 지난달 27일 한 위원장이 발표한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을 강조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를 통해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께 돌려드리고,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서 서울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충청의 부동산 개발 욕망을 동시에 겨냥한 셈이다.

2018년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 포함한 뒤 탄력을 받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도 여권이 치적으로 내세우려 애쓰는 부동산 정책 중 하나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선대위 회의에서 "GTX A구간, 수서에서 동탄 노선이 개통되고 수도권 교통 격차 물꼬가 트일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GTX 40분 출퇴근 시대를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월 25일 민생토론회에서 "올해 본격적인 GTX 시대를 열겠다"며 사실상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철도 지하화와 상부 부지 개발도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월 31일 경기 수원을 찾아 "육교와 철도 부분을 덮고 공원, 산책로, (뉴욕)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생긴다고 생각해보면 대단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구도심 구간의 모든 철도가 지하화 검토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용산, 구로 노량진, 경기 안양, 경의중앙선 도심 구간, 대전역 부근 등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 통행용량 확대를 위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지하 고속화도로 건설도 약속했다.

'메가 서울'의 맞상대격으로 민주당이 꺼내든 카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의 부활이다. 교통망 강화 등을 통해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의 광역생활권으로 만들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을 찾아 "경남의 주력산업은 쇠퇴하고 청년이 계속 빠져나가는데도 집권 여당은 수도권 일부를 서울에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만 주장한다"며 "지역균형발전"을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한 위원장이 발표한 '국회 세종 완전 이전' 공약에는 민주당도 찬성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해당 공약을 발표한 날인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 유세 중 "대통령 선거 때 여야 모두 공약했던 것 아닌가"라며 "그런 약속을 할 게 아니라 집행 권력을 가진 정부·여당이 그냥 신속하게 해치우면 된다.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서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오히려 역공을 폈다.

GTX에는 김병욱 경기 분당을 후보가 GTX 성남역 개통식에 참석하고, 박지혜 경기 의정부갑 후보가 의정부 GTX 조기개통을 약속하는 등 민주당 수도권 후보들도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지난 2월 1일 서울 신도림역을 찾아 GTX 노선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그 대상은 GTX-A(운정~동탄), GTX-B(인천대입구~마석), GTX-C(덕정~수원) 등이다. 경원선~GTX-C 통합 노선 구축도 민주당 공약에 포함됐다.

이 대표는 또 같은날 "전면적으로 철도·역사 지하화를 추진할 때가 됐다"며 GTX가 아닌 다른 철도의 지하화와 상부 부지 개발 공약을 함께 발표했다. 후보지는 지하철 2호선, 3호선, 4호선, 7호선, 8호선 등 수도권 도시 철도의 지상 구간과 경인선, 경원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경부선, 호남선, 광주선 등 일반 철도의 도심 구간 등이다. 민주당은 교통체증 없는 쾌적한 한강도시를 만들겠다며 올림픽대로 전 구간 지하화도 지난 3일 공약했다.

주거 공약 與'공공분양 확대' vs 野 '공공임대주택 확대'

부동산 문제를 다루며 주거 정책을 빼놓을 수는 없다. 관련해 양당 공약집을 보면, 국민의힘은 구도심 재개발 등과 연동한 공공분양 확대를 강조했다. △ GTX 역세권 중심 주택공급 확대 및 청년·신혼·출산가구에 일부 공공분양 △ 철도지하화·재개발 부지에 청년·신혼·출산가구에 공공분양 △ 지방광역권 개발제한구역 입지규제 개선으로 청년·신혼·출산가구 주택 공급 등이다. △ 청년 청약통장 가입 대상 확대 △ 예비·신혼부부 디딤돌·버팀목 대출 소득요건 완화 등 주택 대출 지원 강화와 다주택자 세제혜택 강화도 약속했다.

민주당에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공약이 주를 이루고 있다. △ 무주택자가 적정임대료를 내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기본주택 100만 호 공급 △ 2030년 공공임대주택 300만 호 확보 △ 6080세대 복지주택 10만 호 공급 △ 청년·신혼부부 반값아파트 25만 호 공급 등이다. △ 월세 세액공제 확대 △ 비수급 무주택 청년 월세 30만 원 지원 △ 전세사기 피해자 선보상 입법 등 세입자 대책도 공약에 담았다.

건설현장과 관련 국민의힘은 △ 건설사 불법하도급, 부실시공 처분 강화 △ 건설노조 부당 금품 요구 등 불법행위 제재 △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통한 노사 불법행위 단속 강화 등을 공약하며 "부당이득" 발생을 막겠다는데 방점을 뒀다. 반면 민주당은 △ 건설공사 안전대책 강화 △ 건설산업 적정임금제 도입 △ 건설근로자 불법고용 방지, 부실시공 사망사고 예방대책 강화 등을 통한 "건강하고 안전한 건설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양당 밖으로 눈을 돌리면, 녹색정의당이 기후위기와 연동한 주택 정책을 낸 점이 눈에 띈다. △ 1가구 3주택 보유 금지 후 단열, 재생에너지 냉난방 시스템 등이 시공된 녹색공공임대주택 100만 호를 무주택 서민에게 저렴하게 공급 △ 종합부동산세·개발이익환수제 강화로 녹색공공임대주택 예산 확보 △ 기후재난 대비를 위해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효율 증대하는 그린리모델링 실시 등이다.

녹색정의당은 이밖에 △ 저소득층 주거 임차료 지원 및 임대료 인상 제한 강화 △ 정부 재정을 통한 전세사기 피해자 우선 구제책 도입 및 깡통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 △ 혼인 가구에 10년 간, 아이 출생 시 10년 간 공공주택 또는 월 60만 원 주거지원비 제공 △ 중위소득 140% 이하 3자녀 가구 무상매입임대주택 제공 등 서민 지원 및 저출생 대응을 위한 주거 공약에 집중했다.

각 당 부동산 공약에 대한 시민사회 평가는?

부동산 공약과 관련해서는 경제정의실천연합의 평가를 눈여겨볼 만하다. 경실련은 지난 3일 '제22대 총선 원내정당 공약 전문가 평가 결과 종합발표'에서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다주택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 등 투기장려정책이 주를 이뤘다. 청년을 위한 주택공급 공약은 분양, 대출 정책에 치우쳤다. 주거약자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건설노동자에 대한 적대적 인식 등은 매우 아쉽다"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주택) 공급 실현을 위한 재원조달 수단이 없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하고 회피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녹색정의당의 녹색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급에 대해서는 "장기적 주택 공약은 개혁정책으로 환영할만 하다"면서도 "3주택 이상 보유 금지 등은 실현가능성이 적다. 또 주택공급을 민간사업구조에 맡기는 한 개발이익환수가 강화될수록 공급은 축소될 수박에 없는데, 개발이익환수와 부동산 실효세율 강화 등으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 외에 재원과 예산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실현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 6개 정당 후보자들이 제시한 개발공약과 필요재원, 재원마련 방안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도 별도로 발표했다. 경실련은 "22대 총선에서 후보자들이 내놓은 개발공약은 모두 2239개"라며 "정당별로는 국민의힘이 1136개, 전체의 51%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이 893개로 40%, 나머지 4개 정당은 9.4%로 적었다"라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이와 관련 "국토 균형개발을 무시한 사업성 없는 공약들을 표를 얻기 위해 남발하는 행태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 가운데 재원조달 계획을 공개한 후보자는 개발공약을 제시한 후보자 537명 가운데 153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재원 규모를 밝힌 6개 정당 후보자들의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개발공약 전체 재원은 최소 554조 원이다. 이마저도 재원 규모가 비공개되거나 미정인 1882건(84%)까지 셈하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개발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로 인한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해당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인지, 발생가능한 부정적 파급효과는 없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고도 질타했다.

경실련은 "비전 없고 실현 가능성 없는 단기 개발 공약의 남발을 중단하고 지역 풀뿌리 기업들이 해당 지역 내에서 자생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의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도시 대재앙 사업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옥석을 가려내 심판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재벌개혁 사라졌다"…경제 분야 양당 공약 평가도 눈길

한편 경실련은 지난 3일 각 당의 경제분야 정책 공약도 재벌개혁, 재정세제, 금융 등으로 나눠 평했다. 양당을 중심으로 보면, 먼저 재벌개혁 항목에서 경실련은 국민의힘에 대해 "개혁공약 자체가 없다"고, 민주당에 대해 "경제민주화, 공정경제, 재벌개혁 같은 단어 자체를 아예 삭제해 개혁성을 잃었다"고 혹평했다.

재정세재 분야 공약과 관련, 경실련은 국민의힘 주요 공약으로 △ 근로소득세 경감 세제개편안 △ 금융소득투자세 폐지를 꼽으며 "56조 원 이상의 세수결손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개선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재벌대기업에 대한 부자감세 원상복구 조치도 없다"며 "금투세 폐지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대원칙을 훼손해 개혁성과 서민감세의 진의를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재정공약에 대해서는 △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내 성과평가위원회 구성 △ 국가재정운용계획 심의 △ 국유재산 매각 등 민영화에 대한 강화 △ 근로소득세 세액공제 기준 범위 상향 등을 꼽은 뒤 "코로나19 위기에서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보여준 재정권력 독점·남용에 따른 폐해를 개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며 실현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과도한 부자감세를 견제할 공약은 다소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금융 분야 공약에 대해서는 양당 모두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 단체는 국민의힘의 주요 금융 분야 공약으로 △ 서민종합금융플랫폼 △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 저금리 대환대출시스템 확대·개선 △ 예금자보호한도 1억 원 상향 등을 선별, "시의적절하고 적실성이 높다"고 일면 긍정 평가면서도 "현 정부 정책을 베낀 것에 불과해 개혁성 면에서 새로운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 가상자산법 제도 도입 △ 재형저축 재도입 △ 소상공인대출 확대 △ 불법사금융 방지 공약 등에 대해서는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민주당의 주요 금융 분야 공약인 △ 가계대출 부담 경감 △ 채무자 중심 보호체계 구축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부담 경감 △ 소상공인은행 도입 △ 먹튀·시세조정 근절 △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소액주주 권익 보호 △ 금융사고 책임 떠넘기기 근절 등에 대해서는 "일부는 다소 반시장적 조치를 포함하거나 도덕적 위험을 야기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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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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