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 이어 '뉴라이트' 인사 제동…이종찬 "尹대통령 파는 사람들 많은데…"

식민지 근대화론 등 '뉴라이트 역사관'을 담은 책 <반일 종족주의>의 산실인 낙성대경제연구소의 박이택 소장이 독립기념관 이사에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종찬 광복회장이 박 이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종찬 회장은 22일 열릴 예정이던 독립기념관 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신상 발언을 통해 "독립기념관에 걸맞은 이사가 구성돼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며 "국가보훈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국가보훈부 장관께서 이사회 개최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 드린다"면서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이사진이 구성된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보훈부 탄생에 기여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든다"면서 "처(處)만도 못한 부(部)가 되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

이 회장은 "이사회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사회가 이러한 상황들을 장관에게 보고해 달라"면서 "관련 인사는 스스로 생각해 보고 용퇴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박이택 이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더욱이 지금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민감한 시기"이라면서 "정부·여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사회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고 더 이상 진전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윤 대통령께서는 우당기념관과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 분으로서 그 뜻을 헤아려야 한다"고 박 소장이 해당 직책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이날 예정된 독립기념관 이사회는 무산됐다. 앞서 독립기념관은 한시준 관장 주재로 이날 이사회를 열어 차기 독립기념관장 선임 방안과 신임 이사진 상견례 등의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다른 이사들 상당수의 반대로 이사회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박 이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립기념관 이사 지원 배경에 대해 "독립운동가를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식민시대의 사회 경제사를 연구한 사람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풍부한 지적 소양을 통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자체로 독립기념관 이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또 "문제가 된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의 저술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것이 제가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을 맡게 된 배경이 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이사직 사임 의사와 관련된 질문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해임이나 파면된다면 그 경우에는 제가 이사직을 수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수용하겠지만, 자발적으로 사임한다든가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 신임 이사로 임명된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이 22일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이 3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이승만 학술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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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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