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尹 발언, 뭐랬길래? 홍익표 "손준성 유죄, 대통령 사과하라"

尹, 2021년 대선 예비경선 당시 "의혹 확인되면 대국민 사과"…野 "한동훈도 연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차장)이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당시 "의혹이 확인되면 국민들에게 사과할 수 있다"고 한 것을 지적하면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손 검사장 유죄판결과 관련 "국민의힘이 당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인터뷰가 있었는데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분이 '고발사주가 유죄로 나면 어떡할 거냐'고 했을 때,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해야지요'라고 답변했다고 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대상 '국민면접' 행사에서 '손준성이 김웅 의원에게 판결문을 준 것이 확인된다면 최소한 총장으로서 관리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예를 들어 그것(의혹)이 명확하게 확인된다고 하면 제가 당시 총장으로서, 손준성이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이나 검사라도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을 국민들에게 사과할 수 있겠지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니까 빠른 시간 내에 조사를 하라는 입장이다"라고 했었다. (☞관련 기사 : 윤석열 "손준성·김웅, 동기끼리 통화할 수도…나는 보고·인지 못해")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당시 이 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일종의 '괴문서다' 이렇게 얘기했다"며 "그런데 (법원 판결에 따르면) 이 사건은 괴문서가 아니라 실제 대검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사주라는 게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한테,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백 수십 명 정당을 '사주'했다는 것 자체가 공작 프레임"이라고 하거나, "자기들(손준성-김웅)끼리 동기니까 통화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론에서 본 고발장 내용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 저 자신이 이런 것을 전혀 보고받거나 알지 못한다"고 자신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홍 원내대표는 "손 검사장은 실제로 이 사건에 대해서 (고발 사주를) 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고 동기도 없다. 이로 인해서 자기가 얻게 될 이익도 없다"며 "당시 손준성 검사의 위치는 검찰총장의 지시 외에는 다른 사람의 지시 감독을 받지 않는 자리였다"고 했다. 검찰총장 직속 참모인 수사정보장책관이 총장(당시 윤 대통령) 외에 누구의 지시를 받았겠느냐는 취지의 의혹 제기인 셈이다.

홍 원내대표는 "당시에 연결고리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그러고 당시에 한동훈 검사가 연계되는 것 아니냐"며 "이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검찰이 자신들의 수사정보를 불법적으로 활용했다'는 문제가 핵심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철저하게 관련자에 대한 재수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손 검사장에 대한 실형 선고 당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사건으로 기소된 윤관석 의원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서는 "이미 탈당을 했지만 당시 민주당 내에서 있었던 사건이었기 때문에 국민들께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처리해야 된다는 것에 저도 이견이 없다"며 "(관련된) 의원들의 검찰 수사는 검찰과 당사자 간에 협의해서 일정을 조율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수사를 '야당 탄압' 등으로 규정하고 당이 나서서 방어막을 칠 계획은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 당시에 당 차원에서 사과를 했기 때문에 그 원칙, 그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저희가 모든 검찰 수사에 대해서 야당 탄압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당연히 저희들이 잘못한 부분에서는 저희들이 인정해야 되고, (다만) 과도하게, 예를 들면 직권남용이라든지 배임 등으로 수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보기에는 너무 과한 측면들이 있다. 돈봉투 사건이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확대되거나 이런 것은 경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임종석 vs 친명 대립구도 중·성동을, 홍익표 입장은?

한편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현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이에 대해 일부 친명계 원외 정치인들이 임전 실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며 친명-친문 간 계파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는 상황과 관련 "이게 뭐 친명-친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홍 원내대표는 현 당내 정치 지형에서는 친명 지도부에 속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후폭풍으로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물러나며 보궐선거로 당선된 원내대표가 바로 그이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과는 한양대 동문(홍 85학번, 임 86학번)으로 대학 시절부터 오랜 인연이 있고, 2012년 당시 성동을 현역의원이었던 임 전 실장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이가 홍 원내대표라는 사정도 있다. 때문에 홍 원내대표가 중·성동을 지역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가 관심을 모았다.

홍 원내대표는 "어쨌든 지난 대선과정에서 저희가 정권을 내줬지 않느냐.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것이다.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잘못한 부분도 있고, 또 문재인 정부 당시에 어떤 정책적 문제도 있을 것이고, 또 인사 문제도 있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에 대한 걸맞은 책임의식을 갖고는 있어야 된다"고 말헀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집권 당시에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이 우선은 조금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저 역시 제 지역구인 성동구를 내려놓고 조금 더 험지로 간 가장 큰 이유는 3선 의원으로서, 여당 당직자로서의 책임의식이 가장 컸다. 저부터 헌신하고 내려놓고 뭘 해보자, 이런 의미"라고도 했다.

그는 다만 "그것이 물론 완전히 공천을 배제해야 될 정도의 중대한 잘못이냐, 그건 또 따져봐야 될 문제"라며 "당원과 동지들 간에는 조금 더 존중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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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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