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후보 軍면제, 배우자 부동산투기, 자녀 편법증여 의혹

민주당 "방문규 어디갔나", "대통령 인사 남용" 공세…국민의힘 "文때는 47명 총선 차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들은 안 후보자를 둘러싼 배우자 부동산 투기 의혹, 군 기피 의혹 등을 제기하며 도덕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3일 오후 개의한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8월 7일 후보자의 배우자와 배우자의 형부가 성동구 성수동에 11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한 게 있다"며 안 후보자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성수동에 (안 후보자) 배우자가 (배우자 형부와) 공동명의로 구입한 지역이 성수전량정비구역 1지구로 전략정비구역 중 최고의 입지로 알려져 있다"며 "2018년도에 토지 평당 4500만 원에서 2020년도 최근에는 1억 3100만 원으로 3배 가격이 올랐다. 성수1지구가 일반 분양 비중이 제일 높고 입지가 가장 좋은데, 향후에 재개발 진행 시에 '대장 지역'으로 꼽고 있는, 부동산에서 그렇게 불리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안 후보자 부부는 서울 강남국 도곡동에, 공동 매수자인 안 후보자 배우자 형부 부부는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공동매수자들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시세 차익 획득을 목적으로 투기성 매수를 한 것 아니냐는 게 이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골자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8년 매수 당시 11억 원이었던 해당 지역의 유사 평수 매물 시세는 20억 5000만 원에 달한다. 이 의원은 "5년 만에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낸 것"이라며 "(매수 이후) 4, 5년이 지나는 동안에 왜 실제 거주하는 곳으로 성수동으로 이사를 안 가셨는가, 이런 부동산 매입 행위를 두고 실거주 목적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자는 이에 "아마 (매수한 부동산의 지역이) 재개발지역으로 돼있어서 지금 들어가서 살기가 좀 어려운 동네로 알고 있다"며 "개발이 되면 저희도 들어가서 살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안 후보자의 배우자와 배우자 형부가 당시 9억 원 이상으로 종부세 대상이었던 해당 매물을 '각각 5억 5000만 원씩 부담하여 공동구매해 종부세 공제 대상이 됐다'며 종부세 회피를 위한 의도적 공동구매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세금 회피 목적으로 그렇게 했던 것은 아니고 당시에 가용 자금이 부족해서 아마 저희 동서네와 같이 그 자금을 나눠서 공동 구입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안 후보자를 겨냥 "'우병우 군 면제 코스'를 밟았다. 신체검사 연기, 근시 시력 면제, 미국 대학 유학. 이게 '우병우 코스'"라며 안 후보자에 대한 '군 기피'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지난 1987년부터 2년간 병역 판정 신체검사를 연기했고, 이후 1989년 근시로 제2국민역을 판정받았다.

정 의원은 "도대체 알 수 없는 일은 1989년 당시 근시 면제 기준은 시력 마이너스 7이었는데, 이 시력이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운전면허증 취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운전면허 취득을 했다"며 "운전면허 취득이 잘못된 건가, 근시 면제 기준이 잘못된 건가"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자는 "(운전면허 취득은) 교정시력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가 렌즈를 끼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공직후보자 재산 신고를 진행하는 과정에선 본인의 아들과 딸의 이름으로 1억 5673만 원의 재산이 있다고 밝히고, 이들의 재산형성 방법에 대해서는 "본인 소득과 친인척 용돈으로 형성했다"고 밝혀 '편법증여'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안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본인 자녀들의 재산이 '군복무 급여, 아르바이트 수입, 친인척 용돈, 보험 등'으로 형성됐다고 했는데, 실제 자녀들의 아르바이트 수입 등은 2023년 1월에서 5월까지 133만 원(아들), 2022년 한 해 동안 106만여 원(딸) 등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용빈 의원은 이 같은 논란에 싸여 있는 안 후보자를 겨냥 "잘 살고 계시는 모습을 제가 비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서도 "장관께서 국민의 0.1%를 대변하는 장관을 하실 것인지,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장관을 하실 것인지 그 각오가 남달라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여야 위원들은 22대 총선 출마를 위해 오는 4일 이임식을 예정한 방문규 현 산업부 장관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야당 측 위원들은 후임자인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기도 전에 총선 차출로 자리를 비우는 방 장관을 비판하며, 이 같은 인사 공백 사태는 "대통령의 인사 정책 남용"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 측 위원들은 '청문회와 상관없는 문제로 정쟁을 벌인다'며 이를 반박했다. "문재인 정권 때만 해도 무려 47명이나 (정부 인사를) 총선에 차출했다"(박수영 의원)고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후임 결정 전 자리를 비우는 방 장관의 총선 출마 행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야당 측 위원들의 질문에 "전임 장관의 거취에 관해서는 제가 장관 후보자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께 개의 예정이었던 안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전날 일어난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사건 여파로 오후 2시에야 개의했다. 민주당 측 위원들은 같은날 오전으로 잡힌 당 긴급의총 참석을 위해 개의 지연을 요청했고, 양당 간사 합의로 청문회는 오후에 개의됐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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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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