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전격 회동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이 대표는 탈당을 만류했으나, 이 전 총리는 이 대표로부터 변화의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탈당 및 신당 창당 수순을 밟겠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와 이 전 총리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만나 약 한 시간가량 회동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전 총리 귀국 직후인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전 총리가 각종 공공연하게 탈당 계획을 밝히자 이 전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 회동을 추진해왔다.
몇 차례 시도 끝에 어렵게 성사된 만남이지만, 두 사람은 이견만 확인한 채 한 시간 만에 각자의 길을 나섰다.
이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국민들과 당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단합을 유지하고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당을 나가시는 게 그 길은 아닐 것이라는 간곡한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깊이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존의 (당 운영)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있어서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제안)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전 총리는 뒤이어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늘 그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 품격을 지키는 것이 본질이고, 그 정신과 가치와 품격이 지금 민주당에서 실종됐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어디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일전에 이 대표 측에 요구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이야기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걸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탈당을 하시는 것이냐’는 질문에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탈당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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