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회담을 갖고 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과 이행계획이 담긴 이 합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는 정치적 합의로, 윤 대통령이 명칭을 제안했다.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과 영국이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해야 되는데, 저는 양국이 그야말로 혈맹의 동지이기 때문에 경제협력이라든지 또는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못 할 일이 없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한영 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양국의 이런 경제협력 부분을 우리가 보편적 규범으로 잘 정립을 해서 한국과 영국 양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함께 리드해 나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수낵 총리는 "다우닝가 합의를 통해서 저희들이 그러한 관계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방위산업, 안보, 기술, 과학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이미 깊은 협력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부 차원의 많은 협력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민간 차원의 협력이 더욱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정상회담 결과로 채택된 '다우닝가 합의'에는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국방‧방산 협력을 전략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디지털, 첨단바이오, 우주협력 등을 포괄하는 과학‧기술 분야와 경제안보를 위한 경제협력 방안, 에너지 분야 협력 및 기후변화 대응 강화 계획 등이 담겼다.
특히 합의문을 통해 양국 정상은 "북한은 모든 핵 무기, 여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북한과 러시아 간 모든 형태의 무기 이전 및 관련 군사협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한편,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서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 역내에서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 일체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하여 국제법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해선 "10월 7일 하마스가 자행한 끔찍한 테러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가자 지구의 인도적 상황과, 동 상황이 민간인에게 미치는 중대한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양국은 또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체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군대는 상호 운용성을 증진하기 위한 합동 훈련도 확대한다. 아울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 개발 자금 조달을 제안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해양 공동순찰도 시행한다.
경제 분야 협력은 인공지능(AI), 원자력, 바이오, 우주, 반도체, 청정에너지 분야 등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한영FTA 개정 협상을 개시하고 세관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공급망 강화 차원에서 양국 간 장관급 공급망 대화 및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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