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간 한동훈, 이재명 겨냥 "세금으로 초밥·소고기 먹으면 탄핵 될까"

정치 도전·총선 출마설엔 즉답 피했지만…정치적 메시지는 '적극'

대전을 방문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본인의 총선 출마설에는 즉답을 회피하면서도 대전 방문의 의미를 강조하거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세를 펼치는 등 적극적 메시지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오전 11시 20분께 대전 중구 CBT대전센터를 방문해 센터 개소식에 참가한 한 장관은 대전 방문의 의미와 관련 "대전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과 희망이 되는 70년대 초반에 제가 태어났다"라며 "그때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가 훌륭한 과학자가 돼서, 대덕이나 카이스트가 있는 대전에 살길 바랐다. 대전은 바로 그런 곳"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은 그 당시 공직자들의 혜안과 과학기술에 대한 추진력, 그리고 지금 말씀드린 우리 부모님들이 자기 자식들을 훌륭한 과학자로 만들어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게 하고 싶었던 그 열망, 그리고 대전에 계시는 과학자들의 헌식적 열정 덕분"이라며 "그런데 그 인재들의 요람인 대전이 지금 큰 도전을 맞고 있고 그것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스트 방문에서도 "대덕이 만들어진 것이 제가 태어날 때"라며 "그 때부터 지금까지 대덕 카이스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고 했다.

이는 행정부 내 법무부 소관사항이라기보다는 국가 전략목표인 과학기술 발전, 그리고 대전 지역발전에 대한 메시지로 읽혔다. 대구 방문 당시 "평소 대구시민들을 대단히 존경해 왔다"며 보여줬던 '정치적 여운'을 다시 한 번 남긴 셈이다. 그는 지난 17일 대구 방문 당시 동대구역에서 기차표를 늦추면서까지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일에 대해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의로 계셔주신 분들에게 제가 별 거 아닌 성의를 보인 건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또 자신의 화법이 기존 여의도 정치권 문법과 다르다는 지적에는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니냐"며 "나는 나머지 5000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한 장관은 "외국인 과학기술 인재들에 대한 파격적 정책"을 강조하며 본인의 대전 방문 목적이 '정치적 행보'가 아닌 '국무위원으로서의 업무'라고 선을 그었다. 계속되는 현장방문 행보가 정치적인 행보로 해석된다는 말에도 "다른 전임 법무장관들에 비해 현장방문 횟수는 오히려 적을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그는 카이스트 방문에서 외국 출신 연구자들에게 "대한민국은 여러분과 같은 과학기술 우수 인재를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함께 이끌어가 주실 동반자로 생각한다"며 "외국인 연구자 분들이 1500명 정도 된다. 여러분 없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은 없다", "20~30대이신 여러분들이 60, 70이 되도록 대한민국에서 연구해 주시고 대한민국을 떠나지 말고 과학 발전에 기여해 달라"고 했다.

한 장관은 이날 기자들이 '총선 출마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묻자 "해당 이야기에 대해선 충분히 말씀 드렸다, 더 들릴 말씀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여당에서 출마 요청이 있었나', '이준석 전 대표와 정치적 연대 가능성은?' 등의 질문에도 그는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하나하나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국민의힘 친윤계 유상범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제가 판단하기에는 50% 이상이고 한 70% 정도는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저는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도 '빅 텐트' 구상의 일환으로 한 장관이 갖고 있는 영향력, 스타성 , 인지도 또 역량과 기대 등이 있어서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대전 중구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CBT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장관은 이날 야당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측의 검사탄핵 기조와 더불어 이재명 대표, 송영길 전 대표 등을 '저격'하며 다소 적극적인 메시지를 쏟아냈다. 한 장관은 먼저 민주당의 검사탄핵 기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 주요 공직자들을 (탄핵으로) 한 바퀴 쭉 돌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이재명 대표가 '탄핵남발'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문을 받는 것을 봤다. 이 대표는 '국토균형발전'이라 답하시더라"라며 "저는 민주당과 이 대표가 이 같은 질문을 그런 식으로 퉁치지 말고, 제대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관련해 "고위공직자가 공직생활 내내 세금 빼돌리고, (공금으로) 가족이 초밥 먹고 소고기 먹으면 탄핵사유가 될까, 여기에 이 대표가 답해야 한다"라며 "저는 그 정도는 (탄핵)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활용한 이 같은 '탄핵 역공'은 검사 탄핵, 국무위원 탄핵 등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 여권이 일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전략으로, 전날인 20일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또한 민주당의 '탄핵추진' 기조와 관련해 이 대표를 "진짜 탄핵해야 될 대상"이라 언급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송 전 대표가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을 향해 "후지다", "사시 하나 합격했다고 갑질한다" 등의 비난을 한 데 대해서는 "송 대표 등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이 겉으로 깨끗한 척 하면서 NHK(유흥주점) 다니고, 대우 같은 재벌들 뒷돈 받을 때 저는 어떤 정권에서든 재벌과 사회적 강자에 대한 수사 엄정히 했다"라며 지난 2000년 당시 송 전 대표가 연루됐던 새천년NHK 룸가라오케 사건을 언급하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날 한 장관이 방문한 CBT대전센터에는 한 장관의 지지자들 수십 명이 모여들었다. 지지자들은 '한동훈 파이팅'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한 장관의 이름을 연호, 한 장관의 동선을 따라 지지활동에 나섰다. 오전 11시 45분께 개소식 행사를 마치고 센터 입구로 나온 한 장관은 지지자 한 명 한 명과 모두 인사를 나누며 사인과 개인별 사진촬영 등으로 2~30분가량 지지자들에게 호응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대전 중구 한국어능력 평가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전 지지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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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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