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압박 계속하는 與 혁신위 "전략공천 안 돼"

5호 혁신안은 과학기술?…21일 대전 행사에 민주당 이상민 초청 눈길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내년 총선 전략공천 원천배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4호 혁신안을 당 지도부가 수용해야 한다며 재차 압박에 나섰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20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략공천 배제 혁신안에 대해 "지역구가 비었을 때 용산 사람이나 특정 세력을 낙하산 공천하는 것이 결국 반혁신이고 구태로 보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어떤 공천도 모두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다만 그 공정한 경쟁의 디테일한 룰은 공천관리위원회나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 원천 배제 혁신안에 대해 "(3호 혁신안인) 청년 일정 비율 할당과 전 지역 전략공천 (배제)는 스스로 모순이 있다"며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데 이상과 현실 사이에 약간 괴리가 있다"고 반발한 가운데 지도부에 재차 혁신안 수용 압박을 가한 것이다.

오 혁신위원은 '청년 공천' 3호 혁신안과 '전략공천 배제' 4호 혁신안은 모순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저희가 청년 지역구를 언급한 것은 특정 청년을 그 지역에 전략공천하라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청년 전략 지역구는 특정 인물 한 명을 그 지역구에 내리 꽂으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하면서 경쟁을 통해 청년들이 스타를 만들 수 있고 그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낸 혁신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혁신의 최종 완성은 당 지도부가 그것을 실천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공관위가 해야 될 일, 당원당규를 개정해 지도부가 해야 될 일, 이런 절차상의 문제는 순차적으로 지도부가 할 것"이라며 "(지도부가) '모든 혁신안을 적극 수용하고 존중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지도부가 그 절차들을 밟아가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비주류인 안철수, 윤상현 의원 등이 '혁신위가 수직적 당정관계 재정립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강서 보궐선거 패배도 그것이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도 초반에 여러 번 그 부분을 논의했다"며 "당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그것을 통해서 당정관계가 재정립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꼭 이뤄져야 된다"고 원론적으로만 답했다.

한편 오 혁신위원은 혁신위의 향후 행보와 관련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내일 대전에 내려간다"며 "민생과 현장 속에서 의견들을 청취하고 5호 혁신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혁신위 대전 일정에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인 이상민 의원을 강연자로 초청한 데 대해 "혁신위가 이 의원을 영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5선 민주당 중진 의원으로서, 또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계속 주장해 오고 있는 이 의원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당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이 있을까, 판단하는 그런 자리라고 보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을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상대 당인 국민의힘 혁신위에 특강을 하기로 한 이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원 한 분이 지난 주 목요일인가 금요일인가 전화가 와서 '대전 대덕구에서 과학계를 만나려고 하는데 그참에 한국정치의 문제점, 개혁 방향을 참고로 듣고 싶다'고 했다. 거기가 제 지역구"라며 "한국 정치가 지금 막막한 상태 아닌가?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제 나름의 입장을 발제하고 토론하고 싶었다"고 섭외 과정과 승낙 이유를 밝혔다.

이 의원은 혁신위 강연 성사 전인 지난 7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던 데 대해서는 "민주당을 탈당한다면 국민의힘에 가는 것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가 없다"며 "제가 국민의힘 속속들이 내용을 다 모른다. 그러나 제가 가서 제 정치적 꿈을 펼칠 곳(으로) 적합하다면, 또 저를 반긴다면 간다"고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무소속,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이준석 신당, 원칙과 상식 등 여러 선택지가 있는데도 국민의힘 입당을 진지하게 고민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이 의원은 "당연히 (고민)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국민의힘이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 가서 제 역할이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런 걸 또 받아줄 수 있다면, 전체적인 토양이나 분위기가 그러면 개의치 않고 어디든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21대 국회에서 임기를 시작했지만 탈당 뒤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서 연대 제안이 온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맞다"며 "함께하자는 말씀은 쭉 오랫동안 하셨고 다만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이야기한 것은 최근"이라고 확인했다. '누가 제안했나'라는 질문에 양 의원은 "보도에 고위급 관계자라고 돼 있어 제가 말씀드리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까"라면서도 "김기현 대표도 늘 그렇게 말씀하시고 대부분 그런 말씀을 일단 하신 것으로 아시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양 의원은 제3지대 신당 추진 주체 중 하나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소통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저한테 전화를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위 분들이 '비공개로 만나야 되는 것 아니냐, 뭐 연락이 올 거다'라고 많은 말씀을 하고 계신다"라며 "그런데 저는 그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희망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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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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