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예산심사 과정에서 지난해와 같이 대통령실에서 '감 놓아라', '콩 놓아라' 하는 식으로 할 생각이라면 아예 협의 자체를 안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홍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만약 예산안이 제 때 법정시한을 못 지키고 원만히 합의되지 못하면 전적으로 여당과 대통령실에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사상 초유의, 듣도 보도 경험하지 못한 예산안 정부가 제출했다"며 "정부가 전체적으로 민생 문제, 우리나라 미래 그리고 국가 경제를 내팽개친 예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예산안 협상 과정과 관련해 정부 여당에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제시하는 실질적 민생 대책을 정부가 반드시 수용할 것"이라며 "우리가 제안한 예산안들 심사과정에서 지난해와 같이 대통령실에서 감 놓아라 콩 놓아라 하는, 그런 식으로 예산 심사할 생각이라면 아예 협의 자체를 안 하겠다. 국회 심사권에 대한 존중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정 시한을 지키겠지만, 야당과 국민적 요구가 있는 민생 개정안은 정부가 반드시 가져올 것, 국회 심사권을 존중할 것, 이 두 가지 원칙이 전제된 하에서 법적 기일을 우리도 존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이 우리나라의 미래와 민생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예산 심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는 오는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을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656조9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이 예산안 가운데 R&D(연구개발) 예산과 고용 안전망 예산이 대폭 줄었다며 '민생 포기', '미래 포기' 예산이라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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