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현직 원내대표들을 만나 "분열은 필패, 단결은 필승"이라며 다시금 당내 단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와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열고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합하고 단결해서 국민의 승리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야 한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홍익표 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직 원내대표인 우상호·우원식·홍영표·이인영·김태년·윤호중·박홍근·박광온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민주당의 문제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는 데 많은 분이 동의한다"며 "잘못된 국정 운영을 심판해야 국가의 퇴행과 우리 국민들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총선 승리 각오를 다졌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 우리 민주당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며 "집권세력의 폭정을 바로잡고, 또 국리민복에 당의 모든 역량을 총 집중해야겠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고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단식 후 복귀 첫 날인 지난 23일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현 국정 상황에 대해 "총체적 위기"라고 표현하며 "무능한 정권이 사정 통치, 그리고 이념 선동에 빠져 있는 사이에 우리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대한민국 국정과 국가 시스템이 작동 불능 상태가 됐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더더욱 하나가 되고 우리 국민들에게 기대를 심어드려야 한다"며 "고통에 빠진 국민들을 반드시 구해내야 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날 간담회에 대해 "훈훈한 자리였다"며 "당 대표의 통합 의지에 대한 (전·현 원내대표들의) 평가가 있었고, 당 대표 및 지도부가 이런 단합에 대해서 노력을 더 경주해줄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하는 그런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조건도 마지막 조건도 당의 단합임을 재확인했다"고 거듭 말했다.
강 대변인은 '비명계 의원에 대한 강성 당원 행동과 관련한 당부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방금 드린 말과 똑같을 것 같다"고 했다. 당내 단합을 위해선 일부 지지층의 과격 행위가 근절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시기적으로 보면 국정감사가 끝났으니 총선 체제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당의 정책이나 당 대표 메시지, 당 대표 일정, 이런 모든 당무의 중심이 외연 확장의 기조로 가야한다는 조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전·현직 원내대표의 의견을 주로 청취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비명(非이재명)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영표 전 원내대표, 그리고 직전 원내대표였다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취임 5개월 만에 물러난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이 대표와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당내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날 간담회 의미에 대해 "오늘 전 현직 원내대표로 하면 그 속에 가장 도드라지게 보이는 분이 홍 의원 아니겠느냐"며 "비명 정도가 아니다. 거의 반명의 가장 선두에서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웠던 분"이라고 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합' 등 이 대표의 메시지는 긍정 평가하면서도 당내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 의원들 사무실에 테러 수준의 플래카드를 걸어 놓는 (등의) 문제를 당이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원내대표는 또 "당이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려면 부도덕·부패와 단절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단호한 대처를 요구했다고 한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통합' 등 메시지에 대해, 유화 제스처만 취할 뿐 구체적 실천을 하지 않는다며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대표 비명계인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이날 방송 인터뷰 등에서 배타적 지지 행위를 하는 강성 지지층과 '체포동의안 가결파 색출'을 주장했던 친명계에 대한 조치를 이 대표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비명계 "부결 선동이 해당행위, 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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