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이념논쟁 다시 제기…'말따행따' 정부"

李 "이게 민생이냐"…홍익표 "정부·여당, 이태원참사 특별법 협력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강행 등을 두고 민생 대신 이념 논쟁을 부추기는 행태라며 "말 따로 행동 따로, '말따행따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이념 전쟁을 부디 멈추고 고물가와 생활고로 고통 받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여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선거 패배 후 국민의힘은 거리마다 '국민의 뜻대로 민생 속으로'라는 화려한 현수막을 내걸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늘 옳다' 이렇게 말씀하셨다"면서 "실제 행동이 과연 그렇냐"고 물었다.

그는 정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하고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이회영 선생을 기리는 '우당 이회영 선생실'을 없애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이게 국민 뜻이고 민생인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어 "윤 대통령께서 이번 순방에서 또 '우리 교육이 이념에 사로잡혀있다'면서 이념 논쟁을 다시 제기했다"며 "말 따로 행동 따로. 요즘말로 '말따행따' 이런 정부여당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말씀이 허울뿐인 구호가 아니려면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 현실에 이념 갈등을 더하는 이런 행태는 더 이상 해선 안 된다"며 "말 따로 행동 따로가 아닌 언행이 일치하는 정부 여당의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오늘은 독도의날이자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라며 "윤석열 정부가 홍범도 장군과 광복군 역사를 인정하고 계승하려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홍범도 장군과 선열의 뜻을 기억하며 주권 상징이자 국민 자존심인 독도를 지키는 데 민주당이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1주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어제 유가족분들과 만남이 있었다. 참담하고 안타깝고 고통스런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서 있을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 159분의 소중한 생명을 잃엇지만 밝혀진 사실도 책임진 사람도 없다"며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를 듣지 못하고 진실을 알려달라는 요구가 묵살당하는 사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사과도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실과 책임이 사라진 사회에서 국민의 안전은 크게 위협받는다"며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해병대원 순직 같이 있어선 안 될 사건으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고 국민은 불안해졌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현재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정부·여당의 방해 속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어 아직 국회에 머물러 있다"며 "대통령이 결심하고 여당이 협조하면 신속처리안건 기한을 채우지 않고 바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지체 없이 협력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일요일인 29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태원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린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도 참석한다면 국정기조 전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제에 당 차원에서 대거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당과 원내에서 적극 참여를 독려해야 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하는 한편, 이 대표 참석 여부에 대해선 "그건 아직까지 고려 중이고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에 경제정책 기조 전환도 촉구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고통이 너무 크다. 이런 식으로는 이 어려운 현실을 도저히 넘어갈 수가 없다"며 "어려울수록 정부가 해야될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경제 3주체라고 하는 가계·기업·정부 중에 가계와 기업이 어렵다는데 정부는 더 어렵게 만드냐"면서 "윤석열 정부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놓여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 나가서 해외 문물을 익히고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오천만 아니 대한민국 국민만 생각하더라도 이 어려운 삶을 제대로 챙겨보기를 정말로 권유드린다"며 "한 번 가보시라. 사진 찍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직접 체험해보시기를 권유드린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등 당직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 박성준 대변인은 "충분히 의견을 수렴 중이고 이 대표가 지금은 결단을 하신 것 같다"며 "발표 시점은 좀 보고 의견이 있어서 논의한 다음에 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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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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