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은 2억, 단역은 10만? 배우 간 몸값 차이 2000배

[2023국정감사] 주연-단역 배우 간 출연료 격차 심각 "출연료 하한선 필요"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주연과 단역 배우 간 출연료 격차가 최대 2000배에 달하는 등 단역배우 출연료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년간 방송된 9개 드라마 중 주연과 단역의 출연료 격차가 가장 컸던 드라마 SBS <법쩐>의 경우, 주연배우 이선균 씨와 최저 출연료를 받은 단역배우 간의 출연료 격차는 2억 원 대 10만 원으로 2000배에 달했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주연과 단역 간 출연료 격차 문제는 다른 드라마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경우 주연배우 남궁민이 회당 1억 6000만 원을 받을 때 단역배우의 최저출연료는 회당 20만 원에 그쳐 800배의 격차가 확인됐고, JTBC <설강화> 또한 주연이 1억 1000만 원, 단역이 15만 원으로 733배의 출연료 격차를 기록했다. MBC <금수저>는 주연이 7000만 원, 단역이 10만 원으로 700배의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주연급 배우에겐 1억 원 이상의 고액을 지급하면서 단역배우에겐 20만 원 이하의 출연료를 준 드라마는 3편 중 2편 꼴로 나타났으며,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통용되는 최저 출연료는 1회당 20∼30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한 회 방송분을 촬영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63일, 하루 촬영 시 연기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대기시간 3.88시간을 포함해 9.99시간이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출연료 계약이 노동 시간이나 조건을 정하지 않고 회당 출연료만을 지급하는 '통 계약'으로 이뤄지는 관행이 있어, 출연료가 낮은 단역 배우의 경우 의상비 등 경비를 제외하면 실수령액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외국의 경우 실제 촬영에 걸린 시간을 기준으로 출연료를 책정하기도 한다. 반면 한국은 회차에 따라 출연료를 지급하다 보니 '노동력과 시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상헌 의원은 "출연료 하한선을 설정해 연기자들에게 최소한의 기준과 보상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상향평준화를 도모해야 한다"라며 "열악한 출연료로 생계를 위협받는 단역 연기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법쩐> 스틸컷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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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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