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유아인…늘어나는 연예인 마약사건, 왜?

8월 검거건수, 이미 '역대 최다' 작년 전체와 비슷…10대 마약사범 875명으로 급증

배우 유아인 씨가 마약 상습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 이어, 최근 배우 이선균 씨까지 유사 혐의가 포착돼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내사) 대상에 오르는 등 유명인들의 마약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마약 사건 증가는 그러나 연예인·유명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며, 전체 마약범죄 건수도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어 당국과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대검찰청이 최근 공개한 '2023년 8월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서 마약류 사범으로 단속된 사람은 작년 동기(1만2230명) 대비 48.7% 증가한 총 1만8187명이었다. 이는 작년 전체 단속 인원인 1만8395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작년 단속 인원도 이미 '역대 최다'였는데, 올해는 8월까지 검거 건수가 이미 작년 전체 인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

특히 미디어에 영향을 받는 10대 마약사범 수가 크게 급증하고 있다. 1월부터 8월까지 19세 이하 마약사범은 875명에 달한다. 8개월만에 875명을 기록한 것으로, 2018년 이후 10대 마약사범 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481명)보다도 2배 가까이 많다.

10대 중에서도 또래집단과 어울리는 중·고등학생 세대의 적발이 가장 많았다. 10대 마약사범 가운데서는 '15~18세'가 5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세(223명)·15세 미만(60명) 순이었다.

10대 사이에서 마약이 확산하는 이유는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를 이용해 거래와 투약에 관한 정보에 접근성이 쉬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연예인의 '마약 복용' 소식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일부 또래 집단의 마약 접근 통로를 공유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마약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10대들의 마약 복용 허들을 낮췄다.

마약사범이 늘어나지만 마약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8일 마약에 빠진 아들을 경찰에 직접 신고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마약 전문 치료) 병원은 한두 개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그냥 감옥에 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 전 지사는 "몇몇 가정 외에는 집안 안에 누군가는 마약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내 주변에 알코올 중독자, 게임 중독자 있듯이 마약 중독자 누군가는 있다"며 "정치하시는 분들께 간곡하게 부탁하는 건 총선, 정쟁과 상관없이 마약청을 빨리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마약을 투약한 아들을 직접 경찰에 신고해 그 아들은 지난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에 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당정협의회. 올해 8월까지 마약류 사범 검거 건수는 1만8000명을 넘어서 이미 역대 최다였던 작년 전체 건수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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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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