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이완용 발언, 원고만 준비하고 실제 발언 안 했다"

"뉴라이트 용어 자체 처음 들어봐 … '대한제국' 발언은 부국강병 강조한 것"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27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실제로는 발언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직 언론인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갑제닷컴'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8월 24일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주관한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가졌다.

이 연설에서 신 후보자는 "우리는 매국노의 상징으로 이완용을 비난합니다. 그러나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에 저항했다 하더라도 일본과 국력 차이가 너무 현저해 독립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한편으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27일 오후 국회 국방위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이완용 발언' 관련 질의를 받자 "(해당) 발언은 실제 연설에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신 후보자는 "발언은 안 했지만 그런 원고를 준비하신 건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사실이다"라고 했다. 실제 현장에선 발언하지 않은 연설용 원고가 온라인상에 게재된 것이라는 해명이다.

신 후보자는 앞서 지난 20일에도 "(연설) 원고를 읽어보면 매국노 이완용을 옹호한 것이 아니며,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이완용보다 더 국익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해명에도 이완용의 매국행위를 '어쩔 수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신 후보를 둘러싼 '뉴라이트', '식민사관' 의혹이 나왔다. 관련하여 신 후보자는 이날 "뉴라이트라는 용어 자체도 이번에 알았을 정도로 (뉴라이트는) 잘 모른다"라고 의혹을 부정했다.

신 후보자를 둘러싼 뉴라이트 논란에는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는 본인 발언이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가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했다는 '식민사관'과 맥락적으로 이어져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우리가 부국강병을 해서 일본에 강점당한 것을 다시는 안 당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까, 앞뒤로 하다 보니까 그런 구절이 나왔다"라며 "제 진의가 전달되는데 너무 주변에 좀 말이 이렇게 저렇게 많다 보니까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독도 영유권을 일본이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독도에 일본이 상륙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기우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와 관련해서는 "강제동원은 당연히 나쁜 것"이라면서도 "제3자 변제가 강제동원 자체가 잘됐다는 뜻이 아니고, 강제동원은 나빴지만 우리가 안보와 어떤 경제적 국익을 위해서 그 해법을 찾은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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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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