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대표 홍익표…범친명 3자대결서 승리

출마 입장문서 '포용·통합' 강조…당선일성은 "이재명과 함께 총선 승리"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 선거에서 홍익표 의원(서울 중‧성동갑, 3선)이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해야 할 수도 있는 막중한 자리다. 홍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포용과 통합'을 내세우는 등 계파 색채가 옅은 인물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전후한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친명 색채를 뚜렷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다.

홍 의원은 26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범친명계 3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세 후보 중 가장 '강성 친명'으로 분류되던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 3선)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결선 투표에서 홍 의원의 경쟁자는 시민운동가 출신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병, 3선)이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득표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홍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선언문에서 "우리 안의 분열과 반목, 반민주적 행태에 단호히 맞서고, 다양성과 차이는 인정하고 품으면서 더 큰 민주당의 힘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용과 통합을 언급했다. 또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길에 용기 있게 나서야 할 때",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 앞에 놓인 불길에 민생과 소통이라는 소화기를 들고 뛰어들겠다"고 '국민의 신뢰'를 두 차례 언급한 것도 눈에 띄었다.

다만 홍 의원은 신임 원내대표 수락연설에서 "저를 성원하고 지지해 주신 의원님들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님 모두에게도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하나의 원팀이다. 민주당이 한 팀이 돼서 이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당선 일성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총선 승리'였던 셈이다.

그는 이어 "오늘 당 대표께서 굉장히 어려운 단식으로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같은 시각에 원내대표 선거를 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마음이 편치 않다"며 "기각을 기원하면서 이후의 사태에 대해서도 한 분 한 분 상의하면서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수락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 대표 영장) 기각을 믿고 확신하고 있지만 결과에 따라 비상한 각오로 싸워나갈 준비를 하겠다"며 "만약 (영장이) 기각돼 이 대표를 뵙는다면 당 운영과 관련해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갈등 극복 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일부 당원, 지지층이 문제를 제기한 것을 잘 알고 그런 부분을 책임있게 해결하겠다"며 "당 대표의 지침을 받아 당이 통합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가결투표 의원 징계'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성,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그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

북한 전문가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출신인 홍 의원은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이명박 정부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등을 지냈고,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 성동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홍 의원과 한양대 1년 선후배 사이인 임종석 당시 의원이 불출마한 자리였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당선된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범친명계의 지지를 받았지만, 2021년에는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에 의해 정책위의장에 임명됐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총괄정책본부장을 맡는 등 범친명계 내에서는 계파 색채가 옅다는 평이 있었다.

특히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3선을 한 지역구를 떠나 험지인 서울 서초을 지역구에 자원했다. 기득권을 포기한 이같은 솔선수범 행보도 그의 한 당선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도 "가진 것을 내려놓은 사사로움 없는 사람, 원내외 모두와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설득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며 치러졌다. 홍 신임 원내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도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극심해진 내홍을 추스르고 당의 통합을 이뤄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내에서는 '통합'보다는 '배척'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 최고위원회에서도 정청래 최고위원은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 같은 당 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해당(害黨)행위다.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날을 세웠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막판에 뜻을 접은 우원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이재명 지키기'를 강조했다. 친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옥중 공천'을 불사하겠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찍을 사람이 없다"며 불만을 표했고, 사퇴한 송갑석 전 최고위원도 "정견 발표를 비공개로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의총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을 '통합'에 동참하게 하는 일도 홍 의원이 수행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김상희 전 부의장, 안민석·안규백·노웅래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이 긴급 회동을 갖고 "당론으로 정해진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가결 투표가) 해당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며 "당내 적대적 대립과 분열을 극복하자"는 입장을 공유한 것도 통합에 대한 당내 우려를 방증한다.

다만 홍 신임 원내대표의 당내 역할은 이날 밤 혹은 이튿날 새벽 끝날 것으로 보이는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홍 원내대표는 사실상의 당 대표로 상당기간 제1야당의 사령탑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영장이 기각돼 이 대표가 돌아오면 정기국회 준비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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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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