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심귀갓길 폐지' 자랑한 국민의힘 구의원, 사퇴 요구에 답 피한 지도부

박지현 "국민의힘이 공천한 구의원…징계·사과하는 것이 기본 도리"

신림동 공원 성폭행 살인 사건 이후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폐지를 치적으로 자랑한 국민의힘 관악구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여성 안심 귀갓길 예산을 삭감한 최인호 구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질문에 "지방의원님이 지역 예산 사업과 관련해서 발언한 내용이 계속 시비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상황을 지켜보고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한 후에 질문 있으면 답하겠다"고 답을 피했다.

전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최 구의원 논란을 묻는 말에 "민주당 (소속)인가?"라고 답한 뒤 기자들이 국민의힘 소속이라고 지적하자 "제가 그 부분이 파악이 안 돼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의 이런 태도에 대해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성안심귀갓길은 범죄자의 의지를 위축시키고 여성의 범죄두려움 감소효과도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누군가의 안전을 빼앗는 것이 최대성과이고, 자랑이라는 최인호 구의원을 누가 만들었나?"라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집권정당으로서 반드시 이 일을 책임져야 한다"며 "정당이 공천을 주고 후보를 만들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징계와 사과를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의 기본 도리"라고 지적했다.

전날도 민주당에서는 "전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이) 전면 폐지됐다'고 자랑하며 노골적 여성 혐오를 드러냈다(박광온 원내대표)", "국민의힘의 갈라치기가 결국 희생자를 만들었다(장경태 최고위원)" 등 최 구의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관련기사 : 국민의힘, '검수완박' 때문에 무차별 흉악범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 치러진 '제1회 국민의힘 토론배틀 : 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인가' 16강에 오르며 화제가 된 최인호 구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아 제9대 서울특별시 관악구의원에 당선됐다.

최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관악구에서 대한민국 최초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진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며 이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홍보했다. 이 사실은 지난 17일 신림동 공원 성폭행 살인 사건이 일어난 뒤 다시 주목받았다. 이후 관악구의회 홈페이지에는 최 구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현재 1000건이 넘었다.

▲ 지난 18일 오후 전날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둘레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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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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