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비자 발급' 승소, 한국 땅 밟을까?

법원 "사회적 공분 인정하지만,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

한국 입국이 제한된 상태인 가수 유승준 씨(46, 스티브 승준 유)가 한국 땅을 밟을 확률이 커졌다.

13일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 김무신 김승주)는 유 씨가 주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심을 깨고 원고의 승소로 판결했다. 정부가 유 씨의 한국 입국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 취지다.

유 씨는 앞서 지난 2002년 병역 의무를 피하려 미국 시민권을 얻어낸 이유로 한국 입국이 제한된 상태다. 이후 유 씨는 재외동포 비자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려 했지만, LA 총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2015년 첫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의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유 씨는 2019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끝에 2020년 최종 승소했다. 당시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유 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봤다.

이에 유 씨는 2020년 7월 다시 한 번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이 다시 이를 거부하면서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이 시작됐다.

유 씨는 영사관 측의 비자 발급 거부가 대법원 판결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고, 외교 당국은 '해당 판결의 취지는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일 뿐 유 씨에게 비자를 발급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판결은 해당 소송의 2심 재판으로, 지난해 4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재외동포 비자 발급 거부 사유가 되며, 유 씨의 경우가 해당 사유에 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을 넘었다면,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나 상황이 있을 경우 체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유 씨를 둘러싼 국내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원고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원고에 대해 외국 동포의 포괄적 체류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도 "다만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사안을 판단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가수 유승준(46·미국 이름 스티브 승준 유)씨의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3부는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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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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