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교 폭력' 정순신, 결국 국가수사본부장 자진사퇴

입장문 내고 "도저히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

경찰 수사를 총지휘하는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 학교 폭력' 논란으로 결국 임기 시작 하루를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정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20여년간 검찰에 몸담은 검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이 연수원 동기이다.

윤석열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 대검찰청 부대변인으로 일했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2017년 당시 정 변호사 아들이 동급생 A군을 1년 가까이 괴롭힌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정 변호사 아들은 A군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 "좌파 빨갱이", "더러우니깐 꺼져라" 등의 폭언을 하기도 했다.

같은 고등학교에 있던 관계자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은 A군을 지속해서 집단따돌림하는 그룹의 우두머리 역할을 했다고 한다.

결국 피해 학생은 심한 공황 증세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고, 이러한 사실은 학교폭력위원회에까지 알려져 이듬해 3월 정 변호사 아들의 전학이 결정했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아들의 전학 결정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것에 이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까지 신청했다. 아버지 정 변호사는 아들의 법정대리인을 자신의 연수원 동기에게 맡겼다.

하지만 전학 결정 취소 소송은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모두 기각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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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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