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의회 추경 '예산심사 칼춤'…절반 이상 삭감 '행정마비' 우려

부안군 요구액 427억 중 219억 전액·일부 삭감…의회 내부서도 비판 이어져

전북 부안군의회가 집행부에서 제출한 올해 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절반을 삭감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경로당의 긴급 보수비는 물론이고 여름철 상습 재해지구에 대한 시급한 공사비 등이 전액 삭감돼 사실상 행정 마비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새만금 세계잼버리 행사와 관련된 집기 구입이나 사전 지도자 행사를 위한 예산도 반영이 되지 않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전북 부안군의회 본회의장 모습. ⓒ

부안군의회는 23일 열린 제341회 제1차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2023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예결특위에서 심의한 원안대로 의결했다.

앞서 열린 부안군의회 예결특위는 집행부에서 제출한 본예산 대비 427억원(5.55%)이 증가한 총 8117억원에 대한 심의를 벌여 33개 소관 부서의 403개 사업 219억원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했다.

구체적인 사업별로는 세계스카우트 지도자 초청 팸투어를 위한 3000만원, 축제장 부스와 집기 임차료 2000만원, 먹거리 부트 상하수도 설치비 1000만원, 생태공원 탐방로 정비를 위한 2억원 등이 전액 삭감됐다.

또 사회복지시설 노후시설 보수와 경로당 긴급보수, 어르신 공동작업장 전기공사 비용 등 10억 2억3000여만원이 전액 삭감됐고 마을안길과 포장공사 등도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를 앞두고 배수로 설치공사와 절개지 석축공사, 정밀안전진단 용역비, 하천 가동보 유지보수 사업비도 일괄 삭감됐다.

박병래 예결특위 위원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9명의 특위위원들이 관련 부서장들의 설명 듣고 열띤 토론과 논의을 벌여 심사를 벌였다"면서 심도 있게 심사한 내용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경제동향과 경제성장률의 하향조절, 수출 경기부진과 국세수입이 34조 줄어 하반기에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2회 추경안 가운데 국도비의 변경이나 불요불급한 사업비를 제외한 예산안을 의원들의 합치된 의견으로 삭감했"음을 설명했다.

결국 올해 하반기 국내외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부안군의 올해 추경예산은 더이상 편성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그러나 박병래 위원장의 설명과 달리 특위 심사과정에서 추경안의 대폭적인 삭감에 대해 의원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의원들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안군의 재정은 충분한 상황이고 오히려 여유가 있다. 이번 추경안 대규모 예산 삭감은 모모 의원들의 일방적인 횡포에서 비롯된 폭거"라고 밝혔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들이 '공무원들이 자신과 소통이 잘 안 되고 있어서'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챙겨달라'는 말이 아니겠느냐"며 "일부는 '문제가 되면 다음 추경에서 해주면 된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사업이 제때 진행이 안 돼 차질이 빚어질 경우 결국 우리 의회가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된 이후 이 같은 규모의 삭감은 처음'이라거나 '역대급 예산 참사', '의원들의 추경 예산안 칼춤' 등의 비판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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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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