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정직 1년' 권경애 변호사… 피해자 유족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개탄

권 변호사, 징계위에도 불출석… 변협 징계위는 피해자에게 "왜 이리 화내냐"

재판에 불출석해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에게 큰 피해를 끼친 권경애 변호사가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받은 가운데, 피해자 가족은 큰 분노를 표했다.

권 변호사는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서류도 받지 않았다.

20일 학폭 피해로 인해 사망한 고 박주원 학생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손배소 서류를 (권 변호사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권 변호사는) 서류를 안 받아 6월 15일에야 겨우 들어갔다"며 "서류 송달에만 석 달이 걸렸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이 씨는 "(서류를) 전자시스템으로 미리 받아볼 수 있는데 (권 변호사는) 그조차도 안 했다"며 '왜 안 받았는지 얘기를 전혀 들으신 바 없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앞서 권 변호사는 주원 학생 유족이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를 맡았으나 세 차례에 걸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했다. 패소 사실조차 유족에게 5개월간 알리지 않았다.

이에 지난 19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권 변호사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 수위는 정직 1년이었다.

징계위에는 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했다. 이기철 씨는 징계위에 참석해 권 변호사를 영구제명할 것을 요청했으나 징계 수위는 그에 못미쳤다. 권 변호사는 징계위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징계위 후 이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변협이 "중대한 사안"이라며 징계위를 열어 "고작 정직 1년"의 징계를 내렸다고 분노를 표했다. 권 변호사가 불복하지 않는 한 추가 징계위는 열릴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잘난 8명의 징계위원"들은 "회의장에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고 한탄했다.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씨는 이에 관해 "제가 들어가서 얘기하는데 징계위원이 굉장히 고압적이었다"며 "징계위원이 '핸드폰 녹음을 할지 모르니 뺏으라'고 했"고 "'어머니 왜 이렇게 화가 나셨냐'고 고압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변호사가 징계위에도 불출석한 사실을 두고 "그런 자리에 출석도 하지 않는 사람의 불성실함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고 이 씨는 지적했다. 

이 씨는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실로 인해 "내일은 우리 주원이의 8주기 기일이라서 금선사에 가야 하는데 못난 애미가 무슨 낯으로 주원이를 보러 갈 수 있나"고 개탄했다.

아울러 라디오 인터뷰를 위해 질문지를 받았으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서 질문지를 읽어봐도 어떻게 말해야할지 떠오르지 않는다"며 "나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나"고 호소했다.

관련해 여태 권 변호사는 재판 불출석 사실이 알려진 후 이 씨에게 단 한 차례도 별도 연락을 통해 사과 의사를 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씨는 권 변호사가 '몸을 추스른 뒤 연락드리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 전까지 전혀 연락하지 않았다며 다만 권 변호사가 언론에 "소송이 시작됐으니 찾아뵙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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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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