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6.3 지방선거 본투표 날 서울 일부 선거구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 긴급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빗발치던 '재선거' 요구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 이후 사그라드는 모양새지만, 사태 책임 규명의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결코 유야무야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라며 "서울 송파구 잠실지구를 중심으로 인천, 경기도 화성 등 총 17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수백 명의 주민이 투표를 못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950년대 자유당 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전대미문의 사태"라며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를 다급하게 새로 인쇄해서 이송해 왔다고 했는데, 이것 자체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선거일 전날까지 투표용지를 봉함해 보관했다가, 투표함과 함께 투표 관리관에게 인계해야 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51조 제1항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장시간 줄을 서면서 대기해야 했고, 기다림에 지쳐서 다른 개인적인 용무를 보고 오니 투표소 문이 닫혀 있었다고 한다"며 "투표 시간이 밤 10시까지 연장됐는데 그 와중에 이미 (오후) 6시에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지역에 따라서는 개표가 진행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뒤 자당의 문제 제기에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를 멈추지 않은 점, 투표와 개표가 동시에 진행되는 "매우 기형적인 상황"을 자초한 점 등도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중앙선관위의 직무 유기"를 함께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관위 업무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감찰과 개혁이 불가피하다"며 선관위의 자체 진상 파악을 촉구했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오민석 서울시 선관위원장의 즉각 사퇴, 이번 사태에 대한 긴급 국정조사도 제안했다. 투표용지 인쇄를 결정한 내부 결재 문서, 선관위가 해명에서 밝힌 '사전 투표한 유권자를 제외한 나머지 50%만 기준으로 투표용지를 인쇄하라는 지침'의 근거 등과 관련한 자료 제출 또한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런 것이 바로 특검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선거 관리 절차와 규정에 대한 제도적 통제 강화를 위한 입법에 즉각 나설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재선거에 준하는 수준의 책임'을 중앙선관위에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소수 의견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역전승을 거둔 만큼, 전날 저녁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번진 '서울시 재선거' 주장은 잦아드는 분위기다. 애초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 뒤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를 단체 항의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이날 의원총회는 선관위 사태 대응에 초점을 맞춘 만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대한 '승패'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지방선거 유세와 어제 저녁 (선관위) 대응으로 (장 대표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거 같다. 건강상 이유로 오늘 의총에 불참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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