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 중 하나인 안철수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중도층이 바랐던 '내로남불' 탈피를 해내지 못하고 있고 정책적 성과도 미미하다며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이뤘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으나, 지난 3.8 전당대회 국면에서 대통령실 및 친윤계와 대립했다.
안 의원은 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된 이유를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우선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탈원전, 친중외교 등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을 바꿔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었고, 또 하나는 주로 중도에서 많이 요구했던 것들로 '더 이상 내로남불은 안 된다', '잘못했을 때는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고치는 것'을 많이 원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문재인 정부) 정책을 바꾸는 방향에 대해서는 그나마 어느 정도 되고 있는데, 중도들이 원했던 정치적인 태도의 문제 부분에서는 '바뀐 것을 감지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지지를 못하겠다'는 말씀들을 하신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총선 때 야당이 다수였으면 좋겠느냐, 여당이 다수였으면 좋겠느냐 물어보면 거의 예외 없이 '야당이 다수였으면 좋겠다'는 것이 대세다. 거의 10% 이상 앞서고 있다"며 "여당이 위기감을 가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안 의원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서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를 위한 일을 해야 되지 않나?"라며 "예를 들면 여러 가지 경제 문제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교육 노동 연금 3대 개혁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을 주도하고 어젠다를 주도하기보다는 오히려 끌려다니는 모습들을 여당이 보이니까 국민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중단을 선언한 일에 대해 안 의원은 "미리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고 있었던 부분"이라며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타이밍을 계속 제대로 잘 못 잡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정부·여당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안 의원은 "리더십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책역량이라든지…(부족하다)"며 "여당이라고 하면 국가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으니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유능한 정책정당이 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제가 보기에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 사람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면 열심히 정책역량 있는 분들을 영입하려는 노력을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그 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고 이런 과정들을 보면서 국민들이 '그러면 조금 기다려도 되겠다' 안심을 할 텐데 그런 모습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안 의원은 최근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라디오 진행자가 '정부·여당이 과학적 접근을 강조하는데 과학적 화법에 100% 안전하다는 말이 성립하나'라고 묻자, "100%는 아무나 할 수 없는 말이다. 특히 과학에서는 그렇다"며 "미세먼지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폐암에 걸릴 것인가. 이런 게 다 사람 몸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확률 문제"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하고, 뿐만 아니라 국민 수용성과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에 대한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국민들은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현재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IAEA 결과도 결과지만 국민 수용성과 설득 노력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위험도를 최소한으로 낮춘 상태가 확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을 설득하고 과정을 관리하는 노력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 정부·여당이 지금 뭔가 설득 커뮤니케이션에서 좀 부실하다고 평가하느냐'는 재질문이 나오자 안 의원은 "지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적으로 답했다.
정치권 이슈인 가상자산 문제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의 피를 빨아먹는 일이고 있으면 안 되는 일이다. 다른 표현으로 보면 '영끌' 털어먹기"라며 "이런 일을 불법적으로 한 사람들은 아예 평생 정치권에서 퇴출되도록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안 의원은 주장했다.
'근본적으로 국회의원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가'라는 질문에도 안 의원은 "그렇다"며 "이건 주식과 다르다. 주식에 투자를 하면 회사들이 어떤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킨다. 그런데 코인은 그렇게 선순환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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