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00년전 일로 日 무릎꿇어야 한다고 생각 안해"

우크라 무기 지원에는 "국가간 관계 고려해야" 수위 조절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4일 미국으로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퍼주기 외교' 논란이 여전한 한일 관계 개선 방향에 대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음에도 전쟁을 겪었던 나라들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안을 찾았다"고 비교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비평가들은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일본과의 협력을 미루기에는 한국의 안보 상황이 매우 시급하다"며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며 설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9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결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해법으로 인해 촉발된 '과거사 면죄부' 반발에 대통령의 '결단'을 강조하며 기존 방침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불법 침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무엇을 공급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국가들 사이의 많은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고조되자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로이터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인도적,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의 의미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 국민들이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의와 성과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무엇보다 가치를 기반으로 한 동맹"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려는 의도를 분명히함에 따라 한일과의 안보 협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한국 내에 커지는 핵 보유 요구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이 한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같은 마찰 요인들이 있다고 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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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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