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교회 '알박기' 논란에 '교회 부지 빼고' 재개발 추진

장위10구역 조합, 사랑제일교회 부지 제외하는 방안 고려

'알박기' 논란이 일어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재개발 구역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일 조합과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른 시간 안에 총회를 열기로 했다.

사랑제일교회 부지를 제외하면 재개발을 위해 구역 내 시설의 이주 및 철거가 완료된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부지를 재개발 구역에서 제외하고 계획을 다시 짜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미 조합과 지금의 교회 부지와 재개발 후 교회 부지를 바꾸기로 합의가 완료된 만큼, 이미 현재 교회 부지는 조합 소유고 재개발 후 교회 부지가 교회 소유가 됐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조합이 총회를 열어 재개발 계획을 바꾼다 한들, 교회 측 위약 사실이 없다면 그 계획은 무효라는 얘기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처럼 이미 계약이 완료됐음에도 합리적인 보상금을 받지 못해 못나가는 상태인만큼, 정당한 보상금 지급이 교회 측 요구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이와 관련해 조합과 교회는 보상금 지급을 두고 장기간 갈등을 이어왔다. 조합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의 감정평가 안에 따라 감정가 약 82억 원에 대체 종교 부지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회는 563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돼야만 이전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이에 양자간 소송전이 벌어졌다. 소송 결과 1심, 2심, 최종심 모두 조합이 이겼다.

그럼에도 교회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강제 철거권을 행사해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무력으로 강제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교회 신도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인해 강제집행은 실패했다.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액이 커질 것을 우려한 조합 측은 결국 작년 9월 총 500억 원의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양자는 총회 이후 한 달 안에 교회가 자리를 비우고, 조합은 교회 건물을 인도받을 때 300억 원의 중도금을 지급하고, 잔금은 2개월 안에 치르기로 합의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교회 측이 당초 감정가보다 훨씬 유리한 보상을 받는 결과가 내려졌다.

그러나 이후 토지 측량을 두고 양자간 문제가 또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조합이 내주기로 한 토지 면적(대토 부지) 753평이 당초 교회가 서울시로부터 받기로 한 부지 면적에 미치지 못한다며, 그 손해분을 추가 보상금과 전용 84㎡ 아파트 두 채로 보상해 달라고 조합에 추가 요구했다.

이에 더해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 구역 인근인 장위8구역 내 사우나 부지를 180억 원을 들여 사들이려 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로부터 '교회가 알박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 계획은 현재 무산된 상태다.

이에 따라 사랑제일교회 측은 현 상황에서는 이주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장위8구역의 사우나 건물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거처를 내놓으라는 게 교회 측 주장이다.

결국 소송전 이후에 오히려 패소한 교회가 이번 갈등을 주도적으로 끌고감에 따라 조합이 더는 안 된다는 판단에 대안 찾기에 나선 실정이다. 교회 측이 계속 합의를 번복하는 와중에 입장을 들어주다가는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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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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