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상혁 위원장 구속 시도에 언론단체 반발 "공영방송 조작 속셈"

"현직 방통위원장 구속 시도는 방송 독립 위협"

검찰이 TV조선 재허가와 관련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구속 시도에 나섰다. 언론 단체들은 검찰이 방송 독립을 위협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를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29일 언론비상시국회의, 동아투위, 조선투위, 80해직언론인협의회, 언론광장, 새언론포럼 등 6개 언론 단체가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정치검찰'의 한상혁 방통위원장 구속 기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현직 방통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선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윤석열 정부가 한 위원장을 몰아낸 후 방통위를 장악해 공영방송을 조작"해 "내년 총선에서 입법권력도 손에 넣으려는 속셈"으로 규정했다.

앞서 지난 24일 검찰은 TV조선 재허가 과정에서 TV조선에 비판적인 단체 인물을 심사위원으로 선임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한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 과장과 국장은 이미 구속됐다.

언론단체들은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일제히 각종 성명과 기자회견 등으로 현 정부의 언론 자유 위협을 성토하고 나섰다.

지난 28일 자유언론실천재단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검찰의 불구속 수사 원칙이 심각하게 퇴조하고 있다"며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정치검찰이 알아서 충성하고 있다는 판단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재단은 윤석열 정부가 이미 작년 6월부터 감사원 감사를 시작으로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방통위 압박을 8개월여 진행"해왔다며 "이는 방통위를 접수해 공영방송사의 이사와 사장을 교체하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며, 그 최종 목표는 내년 총선승리에 있음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질타했다.

재단은 아울러 현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TBS 조례 폐지, YTN 사영화, KBS에 대한 장기간의 감사와 수신료 분리징수,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감사 등 여러 형태의 압박"을 방송사에 가하고 있다며 "이는 누가 봐도 언론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재단은 한편 TV조선을 두고는 "TV조선의 정치적 편향성과 불공정성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그것은 매년 발표되는 여러 형태의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TV조선이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서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공정성이 재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된 건 당연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재단은 이 같은 TV조선의 편향성이 "공공의 인프라를 이용해 (그 내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급하는 방송 매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며 "허가와 심의 등 규제기구의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된 것 또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언론연대가 논평을 내 "방통위는 방통위법 제1조에 따라 '(정권으로부터) 독립적 운영을 보장' 받는 조직"이라며 "하지만 방통위 독립성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계속해서 시험대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 들어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한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쏟아냈고, 대통령실이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지 않는 등의 대응을 취한 데 대한 비판이다.

언론연대는 사법부를 향해 "법원이 현직 방통위원장에 청구된 구속영장심사에서 방통위의 독립성을 신중하고,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위원장 구속 영장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2020년 방통위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의 점수를 일부러 감점하는 데 개입한 혐의(위계공무집행 방해 등)로 한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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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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