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 노르트스트림 폭발 배후 친우크라 세력 지목"

"우크라 정부 개입 증거는 없어"… 독 언론도 "폭발 조사서 우크라 연관 징후 발견" 보도

미 정보 당국이 지난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에 우크라이나 지지 세력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같은 날 독일 언론도 독일 쪽 수사에서 폭발이 우크라이나 쪽과 연결돼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지난해 9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에 대해 미국 관리들이 받은 새 정보 보고에 의하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단이 폭파 공격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다만 익명을 요청한 미 관리들을 인용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그의 고위 간부가 작전에 관여했거나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가 이 집단에 명령을 내렸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다만 공식 조직이 아니라도 우크라이나 정부나 정보 기관과 관련된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9월 발트해에서 일어난 폭발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됐다. 당시 고의적 파괴(사보타주) 주장이 제기돼 미국과 유럽이 조사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퓰리처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미국 언론인 시모어 허시는 지난달 초 이 사건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미국의 공작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미 백악관은 "완전히 거짓이고 허구"라며 주장을 즉시 부인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관리들이 공격을 수행한 우크라이나 지지 세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반대자인 것까지는 파악했지만 이들의 신원이나 작전 비용의 출처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관리들은 다만 정보에 의하면 이 집단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국적자들, 혹은 이 두 국적자들의 조합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리들은 폭발에 미국이나 영국 국적자들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관리들은 정보에 의하면 폭발물이 숙련된 잠수부들의 도움으로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이 군이나 정보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매체에 말했다. 다만 이들이 이전에 정부 기관에서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날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관한 질문을 받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독일 언론 <디차이트>도 독일 수사관들이 노르트스트림을 폭파한 이들이 우크라이나와 관련돼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수사관들이 폭파 작전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는 배 한 척이 2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소유한 폴란드 회사에 등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 배가 노르트스트림 폭발 20일 전인 지난해 9월 6일 독일 북부 항구도시 로스토크에서 출항했으며 폭발물 운반 작전에 선장, 잠수부 2명, 보조 잠수부 2명, 의사 등 6명이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들 모두가 위조 여권을 사용해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쪽은 폭파 연루를 부인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는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고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친우크라이나 사보타주 집단'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지난해 8월 러시아 극우 성향 이념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아 두기나 차량 폭발 사망 사건을 비롯해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벌이는 작전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당시 우크라이나 쪽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미 정보 당국이 암살 배후를 우크라이나 정부로 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미 관리들이 이번 정보가 사건에 대한 중요한 첫 단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연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크라이나가 노르트스트림 폭발에 관련돼 있다는 정보는 특히 연대라는 이름 아래 높은 연료 비용을 감내하고 있는 독일 대중의 우크라이나 지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27일 고의적 폭파가 의심되는 발트해 해저 폭발로 인해 파손된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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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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