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이재명 면전서 "다음엔 당당하게 솔선수범해야" 충고

체포동의안 부결 단일대오? 민주당 내 '선당후사' 요구 여전

오는 28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이 ‘부결’ 단일대오를 형성한 가운데, 당 내에서 여전히 소수의견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최근 '이탈표 단속' 차원에서 일대일 의원 면담을 진행 중인 이 대표는 22일에는 당 원로 정치인들로부터 조언을 듣기 위해 상임고문단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김원기·이해찬·임채정·이용득 등 이날 참석한 상임고문 다수는 이 대표를 응원하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해찬 상임고문은 "오는 27일 표결될 체포동의안이 압도적 다수로 부결될 거라 확신한다"고 격려했고, 임채정 상임고문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대동단결해서 대오를 꾸려나간다고 한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 속에 뜻밖의 쓴소리를 꺼낸 이도 있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향후 검찰이 계속해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는 함께 뭉쳐서 체포동의안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그렇게(부결로) 따라가고,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당 대표로서 솔선수범하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을 발휘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검찰이 또 다시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직접 법원에 나가 영장 실질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권노갑 상임고문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원기 상임고문. ⓒ연합뉴스

권 상임고문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로선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이기 때문에 이재명(대표)을 위해서는 우리 당이 일치단결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후엔 그 때 가서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권 상임고문이 언급한 '선당후사'는 주로 비(非)이재명계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할 때 내세워온 구호다. 

당 내 대표 비명계 의원이자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쟁했던 박용진 의원도 최근 이 대표에게 권 상임고문 발언과 비슷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주 이 대표를 독대한 자리에서 "변칙적으로 하시는 묘수를 쓰시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라디오 방송 등에서 이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면책 특권을 포기하고 영장 실질 심사에 응하라고 밝힌 바 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께서는 비명계 의원들 1명, 1명 만나서 표 단속 한다 이런 기사 나오고 있는데 그러지 마시고 더 당당하게 나가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총선 전략의 핵심은 이재명 대표의 희생 또 체포동의안 통과"라고 밝혔다.

이처럼 당 내에서 이 대표의 '선당후사',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는 가운데, 당 주류 일각에선 그와 같은 방법이 법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전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회기 중에는 국회가 동의의 주체다. 당사자가 '나 체포될래' 하는 게 안 된다"면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만 수사기관이 체포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 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 구금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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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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