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연일 '나경원 때리기'…"골룸으로 된 반지원정대" 비판도

羅에 손 내민 윤상현, 친윤 겨냥 "탐욕으로 자멸하는 골룸들로 이뤄진 반지원정대"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 의원들 및 당 주류 인사들이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 친윤이 지지하는 당 대표 후보는 김기현 의원이라는 발언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나 부위원장과의 '수도권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친윤계의 행태를 "탐욕으로 자멸하는 골룸들로 이뤄진 '반지원정대'" 같다고 비판했다.

친윤 의원 모임 '국민공감' 간사이자 나 부위원장이 원내대표이던 시절 원내대변인이었던 김정재 의원은 10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나는 전당대회를 나가겠다' 그러면 부위원장을 빨리 사퇴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나 부위원장이 임명된) 작년 10월이면 이미 '전당대회를 올해 안에 한다. 내년 1, 2월에 한다' 설왕설래가 있던 때다. 그 당시에 전당대회에 뜻이 있었다면 애초에 받아서는 안 되는 자리였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나 부위원장이) 지금 출마하고 싶은 유혹, 이건 지금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그렇다"며 "지지율은 신기루 같은 거다. 당원들이 등 돌리는 건 삽시간"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아이 출생시 대출 원금 탕감' 등 발언에 반발한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당무 개입이라고 전혀 보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는) 순간적 이익을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런데 지금 나 (전 원내)대표가 발표한 내용은 정부 기조에 완전히 역행한다"고 대통령실 편에 섰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부위원장이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대통령실로, 용산으로 문의가 쇄도하니 당연히 대통령실에서는 여기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대통령실을 옹호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의 나 부위원장 출마 촉구 기자회견 장소 섭외를 위해 나 부위원장이 자신과 가까운 국회의원에게 직접 부탁했다는 말이 나오는 데 대해 "불편한 모습"이라며 "출마할 것 같으면 당당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국민공감' 공보간사인 유상범 의원도 같은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성동 의원께서 불출마하시고 또 김기현 의원께서 5, 6%대였던 지지율이 10%에서 15%로 오르면서 대세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면서 많은 친윤 의원이 관망세에서 (돌아서) 어제 (선거사무소 개소) 출정식에서 보셨듯 40여 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해 대세로서 김 의원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유 의원은 "이렇게 되면 2년 전에 나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지금은 대부분 의원이 이미 친윤 그룹으로 포섭되면서 김 의원을 지지하고 있고 2년 전에 나 전 원내대표에게 조언했던 참모그룹이 지금 거의 다 그와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만일 나 대표가 이준석 대표와 같은 스탠스로 변화할 수 있다면 모르는데 그렇지는 못할 거"라며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을 맡고 기후대사를 맡은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본인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면서 당 대표에 관심을 갖는 것 명분이 굉장히 약하다"고도 주장했다.

'저출생 대책'을 둘러싼 윤석열 정부와 나 부위원장 간 갈등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장관급 위원장이 발표를 할 때 객관적 팩트가 틀리면 신뢰도가 굉장히 떨어진다"며 "위원회를 열지 않았는데 위원회 의견으로 발표하는 것처럼 하는 부분이 있다. 자칫 대통령실에서 보면 대통령의 뜻까지 포함된 것처럼 발표된다는 느낌이 확 나니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대통령실을 옹호했다.

당 지도부인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과 나 부위원장 간 갈등에 대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실 주변에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거 아닌가 보고 있다"며 "(나 부위원장이) 만약 전당대회 나올 생각이 잇으면 정부 직을 정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저출생 대책을 가로막은 것이 당무 개입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주 원내대표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며 "'정부 직을 제대로 수행해라. 정부 직을 하면서 왜 정치에 관여하나' 이런 측면만 보는 거지 당에 대한 관여로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5선의 김영선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나라의 존폐 문제와 지구촌의 존폐 문제, 즉 나라 안의 문제와 밖의 문제 중 가장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장관의 지위를 두 개나 주고, 윤 대통령님의 바로 다음 자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를 주었는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기에 무엇이 부족한가"라며 "나 부위원장께서는 헌신과 겸허한 마음으로 백의종군하여야 할 것"이라고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했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이날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과 별도 회동을 가졌다. 나 부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당사자들은 당권 도전 관련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전날 '수도권 당 대표 출마론'을 고리로 나 부위원장과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던 또 다른 당권주자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윤계의 최근 행태를 작심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과정도 '절대반지'를 쫓는 '반지원정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들은 숭고한 사명을 이루기 위한 영웅들이 모인 것이 아닌 탐욕으로 자멸하는 골룸들로 이뤄진 '반지원정대'"라고 했다.

전날 김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사가 발표된 데 대해서도 윤 의원은 "게다가 이들은 이 반지, 저 반지 가져다 놓고 잘 팔릴 것 같은 반지를 '절대반지'라고 부르는 천치들의 모임일 뿐이다. 본인들이 나서서 내놓지도 않은 윤심을 바겐세일할 때는 언제고 벌써부터 옛 주군이 돌아왔다며 다른 마음을 팔고 있다"며 "최소한 누군가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말하려면 진정성이라도 보이고 말하라"고 공격했다.

윤 대통령과 대립해 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나 부위원장에 대한 친윤계의 공세에 대해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아 이나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비윤계 인사인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도 친윤계의 '나경원 비토(veto)'에 대해 이날 페이스북에 "권력을 가진 일부 특정 세력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마 자체를 봉쇄해 버리려 한다. 정말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것 아닌가"라고 비판한 뒤 "난데없는 핍박을 받고 있는 우리 당 선배님들께 부탁드린다. 부디 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달라"고 나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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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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