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日 독도 영유권 주장 직후에도 "한미일 안보협력 지속강화"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 NSC 회의에서…北 발사체는 "준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규정

정부가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회의 결론은 북한에 대한 규탄과 함께 "한미일 안보 협력 지속 강화"였는데, 지난 16일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 및 전수방위(專守防衛. 오직 방어를 위한 무력행사만 가능) 원칙을 사실상 허무는 내용의 국가안보정책 개정을 발표한 직후여서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가 열렸다"며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는 "최근 북한의 무력 사용 위협과 고체연료 추진기관 시험(지난 15일) 등에 주목"한다면서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추위와 굶주림에 신음하는 주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개탄"한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는 나아가 "북한이 사이버 해킹과 해외 노동자 파견 및 임금 착취, 유류와 사치품 밀수 등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음을 규탄한다"며 "북한이 대를 이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도발을 지속하는 행태는 북한 정권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SC 상임위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만반의 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한미일 안보 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6일 일본 정부의 안보전략 개정 각의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위협이 우리 대한민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 점에서 일본도 여러 가지 지금 자국 방위를 위한 고민들이 깊지 않나 싶다"며 "충분히 한미일이 안보 협력이라는 큰 틀 속에서 논의 가능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움직임에 대해 "일본 열도 머리 위로 (북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국방비를 증액 안 하고 그냥 방치할 수는 없지 않았을까"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날 정치권에서는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전수방위 폐기 움직임에 대해 "우리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이 사안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이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해갈 것인지 묻는다. 일본이 전수방위를 폐기한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저자세로 일본에 관계 개선을 읍소할 것인지 지켜보겠다"(더불어민주당 임오경 대변인) 등 우려 섞인 반응과 정부에 대한 주문이 나왔다. (☞관련 기사 : 유승민 "尹대통령, 일본 '전수방위' 삭제 입장 밝혀야")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이뤄진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준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두 발 발사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발사체를 준중거리급 탄도미사일(MRBM)으로 공식 규정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국가안보실은 관련 내용을 윤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하고, 김 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를 열어 합참의 상황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대응 경과를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MRBM인 것으로 분석했다. 합참은 이번 MRBM이 고각으로 발사돼 약 500킬로미터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한 것으로 봤다.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1000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주일미군 기지가 모두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

▲용산 대통령실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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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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