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文정부 통계조작 의혹' 공세…'전 정권 사정' 새 전장?

원희룡 "통계조작은 국정농단"…김기현 "중대한 국가범죄, 국기문란"

윤석열 정부·여당이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일제히 비판 여론전에 나섰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탈핵·신재생에너지 관련 의혹에 이어, 전(前)정부 사정의 새 전장 중 하나가 통계조작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전 국민이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은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를 내세워 실패를 성공이라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난했다.

원 장관은 "정부를 믿은 국민만 바보가 되어버렸다. (이것이) 바로 문재인 정권의 '통계조작 의혹'이다"라며 "국가 정책은 상당 부분 통계에 근거해 결정된다. 따라서 정책결정의 근거가 되는 통계가 왜곡되면 국가정책이 왜곡되고, 그 결과는 국민의 고통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원 장관은 "만약 문재인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부동산 관련 통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면, 그것은 바로 국정농단"이라며 "국토부는 감사원 감사에 적극 협조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 글에서 "감사원은 전모는 물론, 윗선의 압력까지 성역 없이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며 "권력이 개입해 국가통계를 조작하는 것은 북한 같은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지, 자유민주국가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 당시 주요 국가통계가 왜곡된 정황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직접 조사한다고 한다"며 "국가통계 조작·왜곡은 정부 정책수립은 물론 기업활동, 연구기관 분석까지 모두 망치는 중대한 국가 범죄"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런 범죄에 당시 청와대가 개입했다면 이는 엄청난 국기문란이 아닐 수 없다"며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런 엄청난 범죄는 일개 수석이나 통계청장이 단독으로 감행할 수 없다. 확실한 뒷배가 있을 것임이 명약관화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낸 황수경·강신욱 전 청장을 불러 소득주도성장 관련 통계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2020년 집값 통계와 관련해 국토부 직원들이 산하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통계 조작 지시를 한 정황을 확보하는 등 통계 조작 문제 규명에 착수한 상태다. (☞관련 기사 : 감사원, 서해사건 이어 '통계 조작' 의혹 조사…끝없는 '文정부 사정'작업)

이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도 "당은 최근 통계청과 국토부의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이를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판단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고, 정부도 이에 공감하고 통계조작 의혹 등에 대해 적극 검토·대응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정 브리핑 자리에서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 일부에서는 신구 정권의 충돌로 해석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는 그와 달리 이것은 국기와 관련된 것으로 엄정하고 철두철미하게 밝혀야 할 문재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 기자가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관련 대통령실 입장이 있느냐'고 묻자 "지금 감사원에서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만큼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밝힐 때는 아닌 것 같다"고만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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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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