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다음주 이태원 국정조사 가동"…박홍근 "기간 연장해야"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단기간에 마쳐야"…민주당 "여당 망언, 명백한 2차 가해"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49재를 맞아 국정조사 본격 가동을 약속하는 한편, 내년도 예산안 협상으로 인해 줄어든 국정조사 기간의 연장을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주부터는 국정조사도 정상 가동해야 한다"면서 "정부·여당은 비극적 참사 앞에서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말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무슨 경우에라도 내주부터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시간이 많이 줄어든 만큼, 국정조사 기간연장은 불가피함을 거듭 밝힌다"면서 "애초에 합의한 45일 중 절반도 남지 않은 지금, 본 조사를 위한 절대적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여당은 여전히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이유로 현장 조사와 업무 보고, 청문회 개최 등 일정 협의조차 거부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국조특위 위원들도 조속히 복귀해, 국정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 협의에 즉각 나서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 측은 국정 조사 기간 연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 향후 기간 연장 문제를 놓고 여야 간 대치가 예상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연장 가능성에 대해 "저희는 (연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면서 "국정조사가 단기간에 마쳐져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여당 막말, 공감능력 저렇게 없을 수가 있나"

민주당 지도부는 정부·여당 인사들의 연이은 이태원 참사 관련 폄훼 발언 논란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10대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본인이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그에 앞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자식 팔아 장사한다",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태원 유가족협의회 출범에 대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라고 언급했고, 장제원 의원은 여야 국정조사 합의에 대해 "애초에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 여당 인사들의 막말, 망언을 보면서 참 못됐다, 공감 능력이 없어도 저렇게 없을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함께 사는 국민으로서 얼굴을 들기 부끄러운 막말 행태는 희생자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망언 인사들을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정치가 국민과 유족에게 답을 드려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시민분향소로 가셔서 영정과 위패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시는 게 필요하다"고 촉구헀다. 

박 원내대표도 "국무총리는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극단 선택에  '본인이 좀 더 굳건했어야 한다'고 말하질 않나, 대통령은 국회가 해임건의한 행안부 장관을 국정과제회의에서도 살뜰하게 호명하며 끝내 책임을 회피하고만 있다"며 이를 "정부·여당의 무책임과 무도함"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현재 우리 건보 보장률은 65.3%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87%보다 한참 낮다"면서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건보 보장성을 강화해도 부족할 판인데 국민들에게 각자도생을 강요하고 의료비 폭탄을 안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초부자 세금은 깎아주고 복지 축소에 골몰하는 이 정부는 누구를 위해, 누구를 섬기는 정부인지 묻고 싶다"면서 "정략적인 목적으로 전임 정부의 정책을 폐지하려는 무모한 시도를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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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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