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공무원노조와 '점심시간 휴무제' 두고 갈등 격화

홍 "시민불편, 공무원 무한봉사" VS 공무원노조 "불통행정, 구시대적 사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전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최근 대구시가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공무원노조 간의 갈등이 격화되며, 윤석열 정부에 이어 지방에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16일에 이어 또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에 점심시간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없다. 휴식권이 완벽하게 보장되어 있다"고 운을 떼며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와 관련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일부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은 점심시간 민원실 폐쇄 문제이며, 그들은 점심시간에 민원실을 폐쇄 하자는 것이고 나는 교대근무나 유연 근무라도 해서 민원실 폐쇄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홍 시장은 "무한 대민봉사 시대인데 지자체 내부에서 교대근무나 유연 근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쳐서 되겠냐?"라고 직격했다.

이날 홍 시장의 이러한 입장발표는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요구하는 공무원노조와의 최근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창현 대구본부장은 5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홍 시장의 불통행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공무원은 세금으로 급여를 받기 때문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의해 고용돼 다양한 행정과 관련된 노동의 대가를 급여로 받는 임금노동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시장은 여전히 얕은 의식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국민과 공무원을 갈라치는 허술한 언론플레이를 즐기고 있다"며 "자신의 노동 관념과 사회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 수준에서 벗어나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점심시간 1시간의 휴무가 민원인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홍 시장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시대가 바뀌고 있다. 무인지급기, 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혹여나 나이든 어르신 등 일부 불편이 있다면 점심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맞춰 민원을 해결해 나가면 되는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지역 상인들이나 회사원 등 점심시간을 이용하는 민원처리에 불편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공무원에게도 점심시간에 대한 충분한 휴식 제공이 이뤄져야 하며, 이에 따른 불편은 대안을 찾아 조금씩 맞춰가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프레시안>의 취재 결과 최근 공무원들 사이에선 '점심시간 휴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으며,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점심시간 휴무제는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 구청장·군수협의회 측은 내년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대시민 홍보 활동을 거친 뒤 4월1일부터 읍·면·동을 포함해 시범적으로 시행한 후 10월 이후 주민 여론 등을 살펴 계속 운영할지, 중단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본부는 5일 오후 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반대와 더불어 시장관사 논란, 공유재산 처분 논란, 동인청사 앞 집회금지 등 불통행정과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일삼는 홍 시장을 상대로 규탄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 남구청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전공노 대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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