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예고된 20일 사실상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전날 검찰이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검찰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국감에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법사위 전체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야당 탄압에 분연히 일어나 맞설 것이고, 결단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요구사항을 밝혔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단체로 불참하면서 회의장 안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끼리 야당 비판 발언을 약 30분간 주고받았고,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공식 개의 자체를 미루며 여야 간사 간 협의를 주문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협치와 통합, 민생정치 포기 선언"이라면서 "오직 야당 대표와 전 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에만 몰두하고 있다.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약속은 허언(虛言)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는 노골적인 국회 무시, 국정감사 방해"라면서 "국정감사 중단 등 국회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게 있음을 밝힌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 중단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 사퇴 △송경호 서울지검장, 고영곤 중앙지검4차장, 강백신 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에 대한 즉각 문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정감사에 응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정치수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가시적인, 성의 있는 조치가 없으면 국감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당 차원의 국감 중단을 논의했으나, 법사위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민생을 우선한다는 의미에서 국감을 이어가기로 했다.
기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의총에서 지도부와 의원분들께 오늘 법사위 국감,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말씀드렸고 법사위원들이 통일된 의견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대응 방침과 관련해선 "앞으로 어떤 일이 또 무도하게 진행될지 몰라 다음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아끼겠다"고 했다.
이날 국감 출석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원석 검찰총장은 국감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국감에 성실히 임하고 국감 동안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영장 재집행을 시도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수사 상황에 대해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 국감에서 말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불법 대선 자금을 확보했나'란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큰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피의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정치 보복', '국감 훼방'으로 호도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더욱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의 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것은 법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로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사안의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 진행 정도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특정인을 겨냥하여 수사를 진행하거나 국정감사 등 국회의 의사일정을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밝히는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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