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고(故) 이대준 씨 유족 측이 사건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하겠다'며 회유를 시도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 씨의 월북 여부를 놓고 진실게임 공방이 진행되는 와중에 민주당의 회유 시도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르며 논란이 커지는 형국이다.
고 이대진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민주당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저한테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 '월북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며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인정하라. 그러면 보상해주겠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동생은 월북 안 했다"며 "그런 돈 없이도 충분히 벌어서 조카들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했다"고 당시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래진 씨는 이 글에서는 당시 자신에게 회유성 발언을 한 이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이날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회유한 인사가 민주당 황희 의원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로, 민주당 자체 '공동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래진 씨는 이날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사고 후 황 의원과 세 번 만났는데 당시 '같은 편이니 월북을 인정하라'는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아일보> 인터넷판 인터뷰에서는 "2년 전 외신기자회견에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과 황희·김민기·김철민 (당시) 민주당 의원 등을 만났었다"고 했다. 그는 "김철민 의원이 '같은 호남 출신인데 같은 편 아니냐. 어린 조카 생각해서 월북 인정하고 보상 받으라'라고 설득했다. 그래서 저는 보상은 그럼 국가 형태인 것인지 물었다"면서 "황희 의원은 '기금을 조성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씨는 당시 황 의원의 답변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회유성 발언 당사자로 지목된 황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모른다"며 자신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해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에서 활동 중인 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TF 1차 회의 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씨의 주장에 대해 "(회유를 한 이가) 어느 민주당 관계자인지 모르겠다"면서 "고인이 남북 간의 민간인 첩보와 관련해 상징성 있는, 남북 간의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지 않겠냐고 말한 적은 있어도 월북으로 인정하면 뭐(보상)를 해주겠다, 그런 얘긴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 TF는 이날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2년 전 월북 판단 결과를 뒤집을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윤석열 정부의 월북 판단 번복은 대통령실(국가안보실) 주도의 정치 공세 프로젝트였음이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해양경찰청의 '월북' 번복 발표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대통령실과 해경청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대변인실 언론 공지를 통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해경 수사 결과 발표를 주도했다는 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며 "대통령실은 해경 수사나 입장 번복에 관여한 바 없다는 것을 거듭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해경청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16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 전에 국가안보실과 최종 수사결과를 조율했다는 내용과 관련, 안보실에서 지침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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