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유족이 영정사진 품고 특별법 만들려 거리 헤매는 현실 바꿔달라"

세월호 참사 12주기 하루 앞두고 사회적 참사·산재 유족,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촉구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사회적 참사·산재 유족과 시민단체들이 정부와 국회에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4.16연대,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등은 이날 국회 앞에 차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촉구 농성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성별, 국적, 사회적 신분 등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의 안전할 권리를 명문화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이에 대한 책임을 명문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사회적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진상규명 등을 목적으로 한 특별법을 만들려 유가족들이 거리를 헤매야 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이며 상시적인 진상조사기구를 만드는 내용도 있다.

이밖에 △법령·정책을 안전 관점에서 살피게 한 안전영향평가제도 △장애인·노인 등 안전 약자에 대한 특별보호 조치 △국가의 안전 재정·인력 확보 의무 △참사 관련 기업·단체 등의 안전사고에 관한 정보공개 의무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피해자가 참여할 권리 △기억·추모·애도를 받거나 할 권리 등이 담겼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 때 발의됐지만 통과 되지 않아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77명이 다시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족협의회 사무처장은 "내일이면 열두번째 잔인한 4월 16일이다. 10여 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이 방의 주인은 돌아오지 않았고 국가는 대답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다시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가슴에 묻기도 전에 더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밀려나야" 했고,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안산에서 서울까지 타들어가는 길 위를 걷고 또 걸어야" 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반복되는 죽음의 고리를 끊기 위해 오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를 통해 "피해자 스스로 투사가 되어 진실을 구걸해야" 하고 "혐오와 낙인이라는 2차 가해를 오롯이 맨몸으로 막아내야만" 하는 현실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송해진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참사가 터지면 특별법을 만들었다. 약속했다. 그리고 잊었다"며 "특별법에 따른 조사위원회는 기한이 정해진 한시적 기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기한이 지나면 특별조사위 활동은 "그것이 완성된 진상규명이건 아니건 간에 상관 없이 종료된다"며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특별법을 제정하고 한시적인 조사기구를 구성하고 기한이 되면 해산하는 이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장도, 정부도 세월호 12주기까지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언했다. 내일이 바로 그날"이라며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 참사 피해자들이 국회 앞에 다시 서는 일이 없도록 22대 국회는 지금 즉시 생명안전기본법을 심의하고 제정하기 바란다"고 밝다.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빠른 시간 안에 생명안전기본법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농성장을 방문해 "단독 처리를 해서라도 4월 중 (생명안전기본법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1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국회 앞에서 생명안전기본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모인 사회적 참사·산재 유족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떠올리며 묵념하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