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건 與 공세에 "비공개 회의록 공개하자" 역공

"안보 해악"이라면서도 "의문 안 풀리면 美 협조 받아 SI 공개하라"…국민의힘에 부화뇌동?

국민의힘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대(對)야당 공세를 이어가자,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동의할 시 비공개 국방위 회의 내용 공개에 협조하겠다'며 역공에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꺼릴 게 뭐 있느냐"며 "여당이 생각할 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공개하는 것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제가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한 것은 우리에게 불리한 진실이 있어서가 아니라, 예를 들면 북한으로부터 얻은 정보, 첩보 루트와 과정들을 다 공개해야 한다는 게 맞는가(하는 문제 의식에서), 그래서 제가 협조하지 않겠다고 한 건데 그게 마치 숨겨야 할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처럼 몰아붙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위원장은 다만 "북한한테 얻은 정보, 첩보, 루트와 과정을 공개해야 하는 게 맞느냐"며 "(공개하면) 우리가 하는 첩보를 모으는 방법이 다 노출되는 건데 그걸 노출할 정도로 월북인지 아닌지, 당시 어떤 첩보가 입수된 건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가리는 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냐"고 했다.

21대 상반기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안보 해악을 감수하고라도 당시 비공개 회의록 공개를 간절히 원한다면 국회법에 따라 회의록 열람 및 공개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 직후 국회 국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의 참석 아래 관련 내용이 비밀임을 고려해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시 정황과 판단 근거를 상세하게 보고 받았다"며 "당시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 역시 국방부의 판단 근거를 상세히 듣고 기자들에게 '월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합참 역시 정보분석 결과 월북 시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며 "유가족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월북 관련 내용은 당시 관련 기관의 모든 출처에서 나온 정보를 가지고 고도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국방위 비공개 회의 내용 공개)으로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의 판단 아래 미국 측의 협조를 받아 당시 SI(Special Intelligence. 특수정보)를 공개하면 된다"며 "다만 이 정보는 민감한 정보 출처가 관련되어 있는 만큼 대한민국 안보에 해악이 뒤따른다는 것을 주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 SI라는 건 저희 국방위원들한테도 다 알려주진 않지만, 그 정보 중에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수준은 우리가 비공개 회의를 하면 국방부가 자료로 저희한테 배포해서 저희가 열람하고 정보당국이나 국방부에 질의응답하고, 이 내용이 비공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비공개 회의록)만 나와도 (논란이) 아마 충분하게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왜냐, 제가 당시에 그런 보고를 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기록으로 갈 것도 없다. 국방위원회의 당시 비공개 회의에 자료와 속기록만 해도 충분하게 납득할 수 있다"고 했다.

하태경 "첩보 열람한 적 없어" vs 김병기 "원문은 아무도 못 봐...교묘한 말장난"

한편 우 위원장은 서해 피살 사건 관련 자료를 열람한 적이 없다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주장에 대해 "동료 의원들은 다 봤는데, 자기만 안 봤느냐"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 의원 얘기는 대꾸할 가치가 없다. 당시 국방위원, 정보위원들이 어떤 자료를 열람했고, 열람한 다음에 어떻게 수거해 갔는지 다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하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여당 의원들도 다 첩보 내용을 보고 '월북이네'라고 얘기한 적 있다"는 우 위원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제가 국방위원이고 정보위원인데 열람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보여준 적은 없고, 질문에 답변하면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며 "정부 측은 그렇게 우겼고 저희는 감청 전언 정보로 월북이라고 100%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하 의원이) 보지 않았단 건 SI 원문을 안 봤다는 건데, 원본은 아무도 본 적 없다. (국방부) 장관도 못 봤을 것"이라면서 "비공개 회의에서는 원문이 아니라 원문 자료를 인용한 자료를 배포해서 그걸 봤다. 한마디로 교묘한 말장난"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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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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