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국민의힘, 첩보 보고 '월북'이라 한 적 있어"

"신 색깔론...첩보 공개하는 나라 어딨냐"...권성동 "'내로남불'을 넘어 '북로남불'"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월북 공작'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을 향해 "당시 (야당), 지금 여당 의원들이 (첩보 내용을) 보고 '월북이네' 한 적이 있다. 제가 그걸 다 알고 있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정쟁으로 바꾸느냐"고 반박했다.

우 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 첩보 내용은 당시에 국회 국방위나 국회 정보위가 다 열람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해양경찰청은 지난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피살된 공무원 이모 씨에 대해 "월북 의도를 인정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월북 공작'이었다며 연일 몰아붙이자 민주당도 역공에 나선 것이다.

우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향해 "민생보다는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면서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협력적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방향보다는, 강 대 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해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자료 공개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국민의힘의 공격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저는 (과거에) NLL(북방한계선) 관련된 자료, 정상회담 관련 자료도 (공개를) 반대했다. 남북정상회담이나 국가안보와 관련한 주요 첩보 내용을 정쟁을 위해 공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그는 "이 정보를 공개하면 어느 첩보기관이 어떤 루트로 감청해서 어떤 정보를 빼내는지 북한이 알게 된다"며 "우리나라 감청기관의 주파수를 다 바꿔야 하고 북한과 접촉하는 휴민트를 다 무력하기 위한 목적이면 3분의 2 의결로 공개하자는 건 정말 무책임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저는 (해당 안보실 자료를) 국가안보상의 이유 때문에 공개하지 말라는 것이지, 내용이 (민주당에) 불리해서 그런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경의 발표는 '월북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는데 이건 해경이 정보가 없다는 얘기"라며 "다른 정보당국은 있다는 말인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어제 통화로 '미치겠다. 공개하고 싶은데 처벌받을까봐 (못한다)'고 펄펄 뛰더라"고 전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공무원 이대준 씨는 월북자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지금 민주당은 자신의 죄를 또 다른 죄로 덮어보겠다는 심산인가"라며 "해수부 공무원을 '월북몰이'한 것도 민주당이고, 민생을 망친 것도 민주당"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사건 당시 월북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한 데 대해 "그렇다면 근거를 공개하라. 모든 입증 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면서 "중세 마녀사냥 때나 즐겨 쓰는 반지성적 폭력이다. 수많은 여성이 마녀가 아니라는 증거를 대지 못해서 죽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끊임없이 정의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딱 두 곳이 예외다. 하나는 민주당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라며 "'내로남불'을 넘어 '북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진상 규명 TF'를 발족해 묻힌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사건의 보고와 처리 과정에서 한 치의 숨김도 없이 떳떳하다면, 당시의 자료를 모두 공개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준석 대표도 자료 공개 요구에 불응하겠다는 민주당에 대해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행동"이라며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그걸(진상규명) 하지 않으면 경제가 발전한다는 논리인가. 전혀 무관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과거에 5.18의 역사적 아픔, 세월호 참사에 있어 꾸준히 그리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진상 규명을 강조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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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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