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국민 통합을 위해 할 역할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이날 일정의 의미에 대해 "경기도지사 당선인으로서 제 다짐과 결의를 다지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도지사 선거 당선과 동시에 당 내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그가 '다음 역할'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다음 대선 출마에 대한 의중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당선인은 14일 오후 경상남도 양산시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배우자 정우영 씨와 함께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당선인을 직접 마중했고, 두 사람은 사저에서 한 시간가량 환담을 나눴다.
환담이 끝난 뒤 김 당선인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마치고 감사 인사와 함께 좋은 말씀을 듣고 도지사 당선인으로서 다짐과 결의를 다지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당선에 대한 축하 말씀과 함께 경기도정을 살피고 경기도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일에 매진해 좋은 성과를 내 달라는 덕담과 당부의 말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에 대한 말을 해줬다. 갈라져서 서로 간에 반목하는 정치판에 대해 통합의 정치에 대한 말도 해줬다"고 전하면서, “제가 협치 얘기도 했지만, 국민통합을 위해서 할 역할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진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달 9일 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제가 부총리직을 내려놓을 때 기자들로부터 '야당으로 가서 정치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저의 대답은 항상 똑같았다.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였다"고 했다.
이어 이틀 뒤인 지난달 11일에도 문 전 대통령이 퇴임 당시 작성한 편지에 대한 '답장 챌린지' 일환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신정부의 독선과 독주, 불안함으로 저 역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면서 "민주당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겠다.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아름다운봉하' 재단 이사장과 환담했다. 그는 참배 후 방명록에 '노무현 대통령님 뜻 받들어 사람 사는 세상 경기도에서부터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권 이사장에게 김 당선인은 "봉하마을에 올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스승이다. 대통령과 함께 만든 비전 2030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지침서다. 경기도정에서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권 이사장은 "후보일 때 노 전 대통령 기일에 찾아와주고, 오늘은 당선인으로 또 찾아와줘 반갑고 고맙다“면서 ”경기도민을 바라보면서 품었던 뜻을 꼭 펼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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