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과 동시에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당 대표 선출 방식에 변화가 생길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5% 비율로 선출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친이재명계는 권리당원 권한 확대 및 대의원 권한 축소를 주장하는 반면, 친문재인계 등 과거 주류 세력은 현행 방식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내 쇄신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13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지금 50(당원)대 50(국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 돌풍'이 생길 수도 있었다"면서 "지금 여러 논의가 있지만 민심의 새로운 기풍을 받아들이고 이 당의 민심에 가깝게 접합하기 위해서는 그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30% 내외의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만 전당대회를 치른다"고 지적하면서, "70% 정도의 민주당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있지 못한 그러나 이들을 설득하고, 이들에게 표를 얻지 못하면 집권이 불가능한 이런 국민들은 빼고 지금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니까 이런 제도적 개선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앞서 △당심 50%·민심 50% 조정 △대의원 표심은 당심 50% 내에서 반영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전당대회 선출 방식 개혁을 제안한 바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 라지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50대 50도 좋다"면서 "최대한 민심에 가까이 가는 방법이라면 그게 구체적으로 저는 50 이상 민심 70"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제일 큰 문제는 당신과 민심의 괴리, 이게 지금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면서 "민심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반 당원 비중 확대'는 주로 소신파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주장이지만, 이날 친명 그룹 안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 여론을 반영하면 아마 이재명 의원한테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저는 (일반 국민 비중이) 30% 정도는 가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심과 민심이 따로 가면 안 된다. 같이 가야 결국 집권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친문계 중진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기본적으로 규칙을 바꾸는 것은 시기적으로 당면해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 규정이 있는 이유가 후보자들에게는 예측 가능성을 주고 또 자의적인 행사를 막기 위해서다. 이런 부분들을 기본적으로 무시하는 룰 변경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대의원 비중과 권리당원 비중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중된 것에 대한 조정은 가능하다"면서도 "본질적 변경은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계파마다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전대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룰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사실 목전에 두고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쉽지는 않을 거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룰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두게 될 경우 친문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친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우 비대위원장은 전대 룰 변경 요구에 대해 "출마자들의 합의 또는 당내 구성원의 60∼70% 이상 동의" 조건을 내건 상태다.
신현영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첫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준위를 빠르게 구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할 거고 그게 우선순위 되어야 그담에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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