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전 대통령-바이든 10분 통화..."좋은 친구, 좋은 기억"

만남 무산 대신 전화 통화...최종건 "매우 의미 있는 선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 10분 간 통화했다. 당초 추진했던 만남이 무산되자 그 대신 유선 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21일 경남 양산 자택에서 오후 6시 52분부터 10분에 걸쳐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문 전 대통령 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한을 환영하면서 "퇴임 인사를 직접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통화를 할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차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 오후 약 10분간 통화했다.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 페이스북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에게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1년 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강화에 역사적인 토대를 만든 것을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을 아시아 첫 순방지로 방문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이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축하하며, 우리 두 사람이 한미동맹을 공고하게 한 토대 위에서 한미 관계가 더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국제사회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고, 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답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보내준 선물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의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를 선물했고, 이 십자가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직후 외교부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용서와 화해를 상징하는 십자가로 만든 것으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박용만 전 대한상의 이사장의 제안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선물한 바 있다.

김정숙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직접 쓴 편지와 함께 비단으로 된 무릎담요를, 두 살 된 손자에게는 한복을 선물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의 통화 자리에는 서훈 전 안보실장과 최종건 전 외교부1차관이 배석했다.

최 전 차관은 이날 통화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선례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화 이후 자신의 SNS에 "문재인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국의 선임 외교관으로서 강한 나라에는 떳떳하게, 도움이 필요한 나라들에게는 따뜻하게 외교를 했다. 늘 정성을 기울이는 외교관이었다. 그러니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만나려고 한 것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통화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했는데 제공된 말씀 자료가 아닌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간에서 특사설과 같은 엉뚱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건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면서 "저희는 두 분의 만남이 개인적 신뢰를 확인하고 임기 중 성과를 치하하는 정도의 담백한 ‘초당적인’ 만남이 되기를 바랐다. 통화는 그러한 맥락으로 약 십 분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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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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