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정호영, 거취 결단하라"…임명 불가론 분출

김용태, 하태경 등 '자진사퇴' 공개 요청

자녀 입시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도 '임명 불가론'이 제기됐다.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정'과 '상식' 이미지가 새정부 출범도 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김 위원은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과 정 후보자의 설명으로 볼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는 달리 위법행위는 없었던 걸로 보여진다"고 주장하면서도 "품격과 도덕성이 필수인 고위 공직자 후보자에게 이해충돌 논란이 벌어진 것 자체만으로 공정을 바랐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새로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국민은 공정과 정의를 기대하고 있다"며 "윤 정부의 '공정'이 훼손되지 않고 많은 국민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도록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거취에 대해 직접 결단해달라"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관은 정무직이다.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본인은 굉장히 억울할 수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억울하더라도 자진사퇴 해주시는 게 맞다"고 해 김 최고위원과 뜻을 같이 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에게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한 공식 검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윤 당선인 측의 입장에 호응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의견 없는 상태다. 인수위에서 인사 검증을 할 것으로 보고, 의혹 사항에 대해 인수위에서 해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YTN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정 후보자의 주장이 사실이더라고 이러한 행태가 국민 정서상 수용할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청문회를 통해 국민에게 부각을 시키면 된다"며 "국민의힘도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도 이날 서울 종로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명 철회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법으로 보장된 청문회 자리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서 적임자인디 판단해달라"고 했다.

정 후보자가 당 내에서까지 불거진 '임명 불가론'을 돌파하고 인사청문회까지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와 그의 자녀들에게 제기되는 의혹인 '입시 아빠찬스', '병역 기피' 등은 윤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공정', 상식'의 가치에 전면으로 반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정 후보자의 두 자녀는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병원장을 맡던 시기 경북대 의대에 편입해 '아빠찬스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자 아들이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고 5년 뒤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점에 대해서도 '병역 기피' 논란이 있다.

정 후보자는 전날 이 두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어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이밖에도 정 후보자 아들에 대해서는 경북대 학부생 시절 학내 연구센터 프로젝트에 뒤늦게 참여하고도, 해당 연구에 더 오래 참여한 다른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을 제치고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데 대해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정 후보자 본인이 과거에 쓴 여러 칼럼에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 "남자보다 여자의 '포샵'이 심해 도저히 (얼굴을) 기억할 수 없다" 등 표현을 쓰고, "청진기가 더욱 길어지게 됐다"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인 데 대해서도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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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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