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신분당선, 서해선, GTX-A 등 수도권 시민의 주요 이동수단이 된 민자 철도·지하철 부실 운영이 심각합니다.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한 다단계 위탁구조와 최저가 낙찰제가 만성적 인력 부족과 시민 안전 위협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고자 지난 2일 국회에서 '민자철도 부실운영 방지법'이 발의됐습니다. 해당 법안의 필요성과 민자철도 운영 실태를 담은 글을 기고합니다. - 공공운수노조
김포골드라인의 문제는 한 노선만의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철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대한민국 도시철도 운영 구조의 근본적인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겉으로는 정상 운행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안전과 노동이 동시에 붕괴되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은 '민간위탁 철도'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김포골드라인은 김포 신도시 입주민의 '광역교통시설분담금' 1조 2000억 원과 김포시 재정 3086억 원이 투입돼 건설된 도시철도다. 그러나 김포시는 이를 최저가입찰방식에 따라 위탁운영하고 있다. 수탁업체는 2019년에서 2024년 9월까지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주)였다. 2024년 9월부터 2029년 9월까지는 철도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의 자회사 김포골드라인SRS가 맡는다.
이런 구조 속에서 김포골드라인은 단순한 운영 노선이 아니라, 민간위탁 철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여주는 현장보고서가 됐다. 안전은 비용으로 취급됐고, 책임은 분산됐으며,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차량은 50% 증가, 인력은 그대로…2인 1조 근무는 불가능
2019년 개통 당시 23대가 편성됐던 차량은 2027년 기준 34대 편성 예정이다. 50% 가량 증편하는 것이다. 유지관리 대상 시설 역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인력은 개통 당시와 동일한 266명에 머물러 있다. 시설이 늘어나면 인력도 늘어나야 한다는 철도 운영의 기본 원칙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흡이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을 후순위로 둔 데 따른 구조적 문제다. 이에 더해 주무관청은 UTO(무인운전)까지 시행하려 한다. 이는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위험한 정책 방향이다.
현장의 인력 운영방식은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 기술팀은 인원이 적어 2인 1조 근무가 불가하며, 일부 작업은 1인 단독으로 수행되고 있다. 전체 역사도 1인 근무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한 명의 직원이 승객 응대, 방송, 민원 처리, 비상 대응까지 혼자 수행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응급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비상상황 발생 시 초동 대응 공백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대응이 불가능한 구조"다.
예산 축소와 정보 비공개…관리 책임의 실종
김포시는 민간 재위탁 이전부터 유지관리비와 전력요금 원가 공개를 요구받았지만,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원가 분석 및 사업비 검증 요구 또한 반복적으로 묵살됐다.
인력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2022년 전문기관을 통해 수행한 연구용역에서 김포골드라인 운영에 최소 288명(현원 266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단 한 명의 인력도 추가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비용구조의 왜곡이다. 현 운영사 계약 당시인 2022년 대비 현재 전력비는 이미 40% 이상 인상된 상황이며, 향후에도 전력요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비는 과거 기준에 묶여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설이 늘어나며 필요한 비용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반영한 예산 조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유지관리와 안전 투자는 계속해서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철도 안전 기반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61% 계약 증액, 검증은 없었다…김포시 철도과는 제 역할을 하고 있나
외부와의 사업 계약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노후 정보·보안 설비교체 사업 관련 계약에 들어가는 금액이 약 4800만 원에서 단기간에 약 7800만 원으로, 61% 증액됐다. 이 과정에서 검증 절차는 없었고, 관리·감독도 이뤄지지 않았다. 책임 역시 누구도 지지 않았다.이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다. 관리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포시 철도과는 철도 운영 관리·감독 기관이다. 그러나 현실은 계약 검증 부재, 하자 관리 미흡, 자료 비공개, 사후 감사 중심 대응에 머물러 있다. "구조적으로 실시간 관리가 어렵다"는 설명은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에 불과하다. 관리하지 못하는 구조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이는 명백한 행정의 책임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노동자가 무너지면, 시민도 무너진다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민간위탁과 다단계 구조에 있다. 이 구조에서는 비용 절감이 최우선이다. 책임은 분산되며 문제 발생 시 서로 책임을 떠넘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이 만들어 진다.
현재 김포골드라인은 숙련자 이탈, 계약직 확대, 전문성 붕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철도는 경험과 숙련이 핵심인 산업이다. 숙련 인력이 무너지면, 안전도 함께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김포골드라인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운영 실패가 아니다. "구조적 방치, 행정 책임 회피, 안전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태도, 비리 의혹 구조화" 이 네 가지가 결합된 결과다.
김포골드라인지부는 이에 △수의계약 및 계약 전반 전면 감사 실시 △김포시 철도과 관리·감독 책임 명확화 △안전예산 즉각 확보 △민간위탁 구조 해소 및 공영화 추진을 요구 중이다.
철도는 기업의 이윤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공공 인프라다. 지금 김포골드라인은 "비용이 안전을 이긴 상태"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사고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김포골드라인이 보내는 경고를 외면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시민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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