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미크론 정점까지 기간 더 길어질수도 있다"

중대본 "전파력 생각보다 높게 나타나"...이재갑 "코로나 통제 의지 안 보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정점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신고가 늦어지는 일이 발생한 사실도 확인됐다.

17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질병청 정례 브리핑에서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생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현재까지 가정 등을 다시 수정해서 (예측치를) 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지금 (오미크론 유행) 정점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예측에는 변함이 없"지만 "환자 발생 규모나 정점 구간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조금 더 계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질병청은 금주 중, 길어도 다음 주 중에 오미크론 유행 정점기가 지나고 이 시기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최대 37만 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16일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었고, 이날에는 60만 명을 훌쩍 넘는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다. 이미 당국의 기존 전망보다 더 큰 규모의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예상대로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크게 약함이 확인된 후 정부가 최근 들어 꾸준히 거리두기 등 방역 규제를 완화한 결과가 지금의 확진자 증가세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0시 기준 일일 사망자 수도 400명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늘어난 배경에도 확진자 급증 영향이 반영됐다. 지난 16일 사망자는 164명이었으나 이날은 429명의 대규모 사망 사례가 나왔다.

이 단장은 이에 관해 "현재 (의료 대응 여력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빠르게 신고되겠지만, 지금과 같이 병원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서는 신고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 있다며 "(이날 0시 기준) 429명이 돌아가셨는데 이분들이 모두 어제 돌아가신 것은 아니고 절반 정도는 사흘 이전에 돌아가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일선 병원이 밀려드는 사망자로 인해 관련 업무에 마비가 올 정도로 바쁜 상황임을 확인 가능한 대목이다.

이 단장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감염 영향에 취약한 고령자들이 감염되실 수 있어 앞으로 사망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확진자 급증 배경에는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 환자만 확진자로 분류하던 방식이 금주 들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양성자도 확진자에 반영하는 식으로 변경된 영향도 있다.

집계 방식이 달라지며 당국의 확진자 집계에 혼선이 빚어져 전날 신규 확진자가 과소 평가되고 이날은 과다 평가됐다.

이번 확진자 급증을 두고 최근 들어 연일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시금 날을 세웠다.

지난 16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한 이 교수는 "(정부가) 뭔가 정면 돌파의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 그냥 충분히 걸릴 만큼 걸려서 마지막 유행을 한번 만들고 끝내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이런 방향으로 끌어갈 수 없다"며 "지금 거리두기를 풀어버리면 다음주나 그 다음주 상황이 우리가 예측하는 수학적 모델링에서 빗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새로운 거리두기 정책은 내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현행 거리두기 수준을 추가 완화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이 전날 대비 22만여 명이 늘어 62만1천328명을 기록한 17일 오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병원에 도착한 환자를 감염병 전문 병동으로 이송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은 코로나19로 국내에서 확진자 통계를 작성한 이래 사상 최다 숫자로 사망자도 429명을 기록해 최다를 기록했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19 환자의 폭발적 증가세로 병상 부족과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감염병과 사투 중인 의료진의 피로도와 감염도 급증해 보건의료 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의료계는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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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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