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받았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9일 불기소 처분했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한 윤 후보와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전 대검차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지난해 6월 4일 수사에 착수한 지 250일 만이며, 대선을 28일 앞둔 시점에서 내린 결정이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이었던 2020년 5월 29일 한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대검찰청 감찰부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담당하도록 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아왔다.
아울러 조 전 차장과 함께 지난해 2∼3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검찰 측 증인을 모해위증죄로 인지해 수사하겠다며 올린 결재를 반려한 대신 주임검사를 감찰3과장으로 지정해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공소시효가 지나도록 해 직무를 유기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은 2011년 검찰 수사팀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재소자들에게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폭로가 2020년 4월 나오면서 재수사가 이뤄졌다. 작년 3월 재소자들에 대해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회의를 거쳐 최종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공수처는 담당 부서를 지정하는 것은 검찰총장의 권한인 점 등을 근거로, 윤 후보가 한 감찰부장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검찰청 사무기구 규정상 해당 비위가 감찰3과장 사무로 규정돼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임 담당관의 결재를 반려한 행위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재소자들의 범죄 혐의가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소하지 않아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점에 대해서도 직무 유기로 볼 수 없다고 공수처는 판단했다.
공수처가 이 사건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4일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의 고발을 통해서다.
고발장을 검토하던 공수처는 3개월 뒤인 6월 4일 윤 후보와 조 전 차장을 입건해 직접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대검과 법무부를 압수수색해 윤 후보와 관련한 감찰 자료를 확보했다.
9월 8일과 28일에는 임 담당관과 한 감찰부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당시 수사 과정을 파악했다.
아울러 10월 9일에는 조 전 대검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11월 30일에는 윤 후보의 서면 의견서를 받았다.
공수처는 수사와 기소 여부 판단을 분리하도록 하는 사건사무규정에 따라 공소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최석규 수사3부장 대신 김성문 수사2부장에게 이 사건에 대해서만 공소부장 직무를 부여하는 절차를 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공수처가 윤 후보에 대해 수사에 나선 4건의 혐의에 대한 첫 결론이다.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 △고발 사주 의혹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 등 나머지 3건은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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