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은 강북 돌고, 선대위는 임종석에 집중포화

유승민·나경원·금태섭 한자리…김종인 "절대 자만하지 말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5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유세 지역은 강북에 집중됐다. 오 후보는 이날 자정 성동구 군자차량기지에서 첫 일정을 시작한 데 이어 차례로 은평·서대문·중구·동대문·중랑·노원·도봉·강북구를 도는 유세 시간표를 짰다.

오 후보는 이날 자정 군자차량기지에서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전동차 방역 작업에 동참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오 후보는 "코로나19로 무엇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 건강이 염려되는 시기"라고 일정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진 출근 시간 유세는 은평구 불광동 일대에서 벌였다. 오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서울 지역에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그 변화에서 뒤처진 서북권이 제일 마음이 쓰였다"며 "은평구만 해도 은평뉴타운 생긴 다음에는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을 비롯, 서북권 시민들이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교통상황부터 획기적으로 개선되도록 최우선적으로 챙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이후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유진상가, 중구 남대문시장 방문에 이어 시청역 앞 덕수궁 대한문에서 점심시간 집중유세를 펼치고, 오후에는 동대문구 경동시장, 중랑구 상봉터미널, 노원구 롯데백화점 등 동북권 주요 거점을 찾는다. 퇴근·저녁 유세는 도봉구 창동역, 강북구 수유역 일대에서 진행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아침 은평구 일대에서 출근길 유세를 펼치고 있다. ⓒ오세훈 선거캠프

오 후보를 뒷받침할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당내 경선 과정에서 오 후보와 경쟁한 나경원 전 의원, 당내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 후보로 나섰던 금태섭 전 의원 등이 모두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선대위 회의에는 불참했고 대한문 집중유세에 동참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박원순 예찬' SNS 글을 집중 부각시키며 이번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대위 회의에서 오 후보 다음으로 많이 거론된 인물은 임 전 실장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시민단체의 '이번 선거, 왜 하나요?' 기자회견을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선거운동 기간에 우리 당원이 하면 위반이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박원순,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변호하기도 하고 오거돈 전 시장 재판을 선거 뒤로 연기하는 일도 일어났다. 그렇게 두렵고 겁나면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은 "'박원순의 향기', '가장 청렴한 공직자'. 이 말은 문재인 정권 핵심 실세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며 "당에서 말리는 분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계속 이런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사건 피해자가 이 말을 들으면 마음이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시민들께서 아직도 박 전 시장의 추악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정신 못 차리고 이렇게 발언하는 민주당을 심판해 달라"고 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임종석 전 실장이 천연덕스럽게 황당한 말을 계속하고 있다"며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할 정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런 말을 반복하는 집단의 후보가 당선된다면 범죄 심판은커녕 범죄 정당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공동선대위원장도 "전임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으로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는 '전임 시장 칭송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고, 부산에서는 전임 시장의 변호인이 공동선대위원장이 돼 선거를 지휘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식에 맞지 않는 행태에 모든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앞선 지지율에 자만하지 말고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도 여러 지도부 인사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나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여론조사 지지율에 만족하지 말고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느냐를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항상 선거는 시작할 때보다 결과가 반대로 나타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며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된다. 언행에 굉장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말 한 마디 잘못이 얼마나 많은 표를 상실할 수 있는지 인식을 철저히 가져야겠다"고 내부를 다잡았다.

유승민 위원장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리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절대 자만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13일 동안 무슨 일이 어떻게 있을지 모르는 선거이고, 우리가 오히려 거꾸로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대단한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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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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