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은 바람…윤석열 구태정치 말기를"

'야권 윤석열'에 견제구,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경쟁 시작

지지율이 급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장으로 대선 구도가 출렁이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율은 바람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갈지 모르는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회의에 참석한 이 지사를 향한 언론의 관심은 야권 대선후보로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각축전에 쏠렸다.

이 지사는 "윤 총장이 어떤 일을 할지 잘 모르지만, 일반적인 예측으로 보면 당연히 정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구태정치를 하지 말고 잘하기 경쟁 같은 미래지향적인 경쟁을 해주면 국가에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 발표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단숨에 이 지사와 이낙연 대표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5일 실시한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 자리수를 맴도는 야권 후보들의 지지부진, 이 지사의 독주가 확연했던 대선구도가 윤 전 총장의 등장으로 급변하면서 여야 모두 술렁였다. 윤 총장이 야권의 구심점으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반짝 지지율'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론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에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이 지사의 정치 전망도 함께 엇갈렸다. 요동치는 중도층 경쟁이 불가피해진 이상 이 지사가 친문 성향 여권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결집에 따라 악재를 맞게됐다는 예상이 교차한다.

이 지사는 꼭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모든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이 하게 된다"며 "누가 일을 잘하는지 끊임없이 살피고 있을 것이고, 성과를 내고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 대리인이 누구인지 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입장에선 1380만 경기도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경기도정을 맡고 있는데, 그것을 잘 맡는 게 국민에게 부응하는 일"이라고 했다.

경기도를 이끈 행정경험과 '기본소득' 의제를 선점한 자신이 '검찰주의자'로 평가받는 윤 전 총장보다 비교우위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주류와의 잠복한 불화설을 근거로 이 지사의 탈당설이 물밑에서 거론되는 데 대해선 "(나는) 원팀의 일원"이라고 일축했다.

당내 경쟁자이자 대표 임기 마지막 날을 맞은 이낙연 대표를 향해서도 "이낙연 대표가 어려운 시기에 당을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와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박수를 쳐드리러 일부러 왔다"고 덕담했다.

이 지사는 "(이 대표가) 어려운 거대 여당을 이끄는 걸 잘 해냈다. 본인이 (대선후보로서) 조금 손실을 봤을 수 있지만 감사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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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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