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산재 인정 못한다' 우겼으나...그 중 77%는 '산재 맞다' 판정 나와

쿠팡 '산재 인정 못해' 의견 낸 비율, 전체 사업장의 세배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비율이 전체 사업장 평균의 세 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자사 노동자의 산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쿠팡 측 요청의 80%가량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거부 당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2020년 한국 전체 사업장에서 사측이 '산재 신청을 불인정한다'는 의견을 낸 비율은 8.5%인데,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이 비율이 28.5%에 달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물론 회사가 합당한 이유로 불인정 의견을 냈다면 이해할 수 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년 쿠팡이 불인정 의견을 낸 산재 중 22.88%(118건 중 27건)만 불승인했다. 결국 쿠팡이 불인정한 산재 중 70 ~ 80%는 산재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쿠팡이 불인정 의견을 내면, 재해자나 유족이 산업재해를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자료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쿠팡이 산업재해를 빨리 인정한다면 재해자나 유족들의 지옥 같은 고통의 시간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의 산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쿠팡 측의 대응이 노동자 괴롭히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산재사망 사고가 일어나면 일단 산재 가능성을 부인하고 보는 쿠팡의 대응을 비판했다. 지난 10일 산재 승인을 받은 쿠팡 대구 물류센터 고 장덕준 씨 사망사고를 언급하면서였다.

강 의원은 "장 씨가 사망했을 때 쿠팡은 '고인이 일한 대구 물류센터 7층의 업무 강도가 가장 낮다'고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재해 판정서를 보면 '장 씨가 다룬 일일 중량물은 470kg 이상으로 근골격계 부담 지침의 일일 취급 중량물 기준 250kg을 훨씬 넘는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아울러 장 씨가 주 58.7시간을 일하고, 그로 인해 장 씨 근육이 과다 사용으로 인해 파괴됐다는 재해 판정서 의견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장 씨 사망 당시 쿠팡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장 씨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쿠팡은 바로 얼마 전에도 50대 노동자의 사망이 산재라고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했다"며 "지금 쿠팡이 해야 할 일은 이런 법적 대응이 아니라 산재사망과 거짓말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는 "고인과 유족분들께 깊은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쿠팡의 산재 불인정 의견과 공단의 산재 불승인과의 차이를 알지 못했다.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든 대표이사는 "사망 사건 같은 경우에는 해당 사건이 업무와 관련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아주 가슴 아픈 비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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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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